대형 유통업체 재고 떨어지는 15~30일 뒤 본격 상승 전망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인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산하면서 국내 돼지고깃값도 들썩이고 있다.
中 돼지열병 확산으로 국내 돼지고깃값도 '들썩'
업계에서는 대형 유통업체들의 수입산 돼지고기 재고 물량이 떨어지는 15~30일 뒤부터 돼지고깃값 인상 추세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28일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운영하는 축산유통 종합센터에 따르면 올해 4월 평균 돈육 대표가격은 ㎏당 4천571원으로 3월 평균가인 3천906원보다 17%가량 올랐다.

2월 평균가인 3천368원보다는 36%나 급등했고, 작년 4월 평균가인 4천503원보다도 소폭 상승했다.

야외캠핑 시즌에 가장 인기 있는 식자재 중 하나인 삼겹살 가격도 이달 들어 크게 올랐다.

지난 3월 ㎏당 1만6천901원이던 삼겹살 평균 소비자가격은 4월 현재 1만8천546원으로 10% 가까이 뛰었다.

이는 지난해 4월 평균 소비자가인 1만8천169원보다도 소폭 오른 가격이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야외캠핑 시즌이 다가오면서 인기 식재료인 돼지고깃값이 점점 오르는 추세"라며 "아직 수입 돼지고기 가격 상승분은 국내 판매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전체 돼지고기 유통 물량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는 수입산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하면 국산 돼지고기 가격에도 영향을 미쳐 전반적인 돼지고깃값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수입산 돼지고기를 많이 사용하는 가공식품 가격도 인상 압력을 받게 된다.

수입 비중이 큰 스페인산 수입 돈육의 직매입 시세는 지난해 4월 ㎏당 4달러 초반에서 현재는 5달러 내외로 15~20%가량 급등했다.

지난해에는 유통업체와 대형 수입상 등이 벨기에산 돈육을 많이 판매했으나, 올해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영향으로 벨기에산 돈육의 수입이 금지되면서 스페인산 돈육의 수입가가 상승하고 있다.

특히 돼지열병이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인 중국을 덮치면서 수입 돈육 시세는 앞으로 더욱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프리카열병에 걸린 돼지는 처음에 고열증세를 보이고 피부가 빨강, 보라색으로 변한 뒤 눈과 코에서 고름을 쏟다가 피가 섞인 설사를 하며 죽는다.

발병에서 폐사까지 며칠 안에 급속하게 진행되는 이 질병의 치사율은 거의 100%에 이른다.

돼지고기 수요가 많은 중국에서 자체 생산이 급감하면 수입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물량 부족으로 인한 전 세계적인 돼지고기 시세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국내 유통업체의 경우 아직은 수입산 돼지고기 재고가 남아 있지만 재고가 모두 소진되는 15~30일 뒤에는 전반적인 돼지고깃값 도미노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