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 "NPT 탈퇴도 고려…곧 북한 방문"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28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방송과 인터뷰에서 미국의 핵합의(JCPOA) 탈퇴와 '최대 압박'에 대응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리프 장관은 "이란이슬람공화국은 선택할 수 있는 길이 많다"라며 "지금 지도부가 이들 선택을 고려 중인데 NPT 탈퇴도 그 가운데 하나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압박에 맞선 이란의 NPT 탈퇴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함께 이란이 염두에 둔 가장 파급력이 큰 대응 카드다.

NPT탈퇴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거부하는 것은 물론, 핵무기 개발을 최종목표로 하는 핵프로그램 가동을 뜻한다.

이란은 미국이 지난해 5월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8월 대이란 경제·금융 제재를 복원하자 이란 핵합의 이행을 중단하고 NPT 추가의정서도 거부하겠다면서 맞대응했다.

NPT 추가의정서는 NPT 가입국에 NPT의 핵안전조치협정(Safeguard Agreement)보다 우라늄 농축과 핵기술 연구·개발에 대한 자료를 더 자세히 IAEA에 보고하는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이라크의 핵개발과 관련해 1997년에 도입된 것으로 핵연료 주기와 관련된 모든 시설·장비·물질의 정보 접근과 조기 통보에 의한 사찰을 받아야 한다.

이란은 2003년 이에 가입했으나 아직 의회가 비준하지는 않았다.

이란은 2015년 7월 서방과 핵협상을 타결했을 때 NPT 추가의정서대로 사찰을 허용하는 조건을 받아들였다.

이후 IAEA는 이란의 핵시설과 핵프로그램을 분기마다 사찰해 그간 분기별 보고서를 통해 이란이 핵합의를 준수한다고 확인했다.

자리프 장관은 아울러 유럽과 이란의 교역을 전담하는 금융회사 '인스텍스'가 설립 석 달이 지나도 가동되지 않는 점을 지적하면서 "불행히도 유럽은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실질적인 조처를 하지 않았다.

우리의 기대를 벗어났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라고 비판했다.

인스텍스는 미국의 핵합의 탈퇴로 존립이 위태로워진 핵합의를 유지하기 위해 유럽연합(EU)이 핵합의를 지킨 이란에 제안한 유화책이다.

자리프 장관은 또 이날 국영 IRNA통신에 "북한을 곧 방문하려고 준비중이고 시점은 곧 발표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북한과 이란은 오랜 우방 관계로, 서방은 양측이 탄도미사일과 핵무기를 공동 개발한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앞서 북한의 리용호 외무상은 북미 관계가 활발하게 진행되던 지난해 8월 이란을 방문해 양국의 우호를 다졌다.

이란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회담 뒤 이란 핵합의를 미국이 어긴 점을 지목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회담에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라도 합의문을 찢을 사람이다"라고 촌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