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국가수반은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인 것으로 조사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가 정상들 연봉 순위로는 4위였지만 대통령 선거 공약대로 전액을 기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정상 '연봉킹'은 싱가포르 리셴룽…4위 트럼프는 전액 기부
최근 미국 일간 USA투데이가 세계 각국 정상들이 받는 연봉을 상위 20위까지 집계한 결과 리셴룽 총리가 161만달러(약 18억7000만원)로 ‘연봉킹’에 올랐다. 지난해 4월 각국 환율 기준 미 달러로 환산한 수치다. 리셴룽 총리의 연봉은 싱가포르 1인당 국내총생산(GDP·8만6810달러)의 20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리셴룽 총리는 싱가포르를 26년간 장기 통치했던 ‘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 초대 총리의 장남이다. 2004년부터 14년7개월째 집권을 이어가고 있다. 싱가포르는 공무원들이 부정과 비리에 말려들지 않게 하기 위해 최고의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연봉을 지급한다고 알려졌다. 싱가포르에선 총리뿐 아니라 공무원들이 고소득자 5% 안에 들 정도로 최고의 연봉과 복지 혜택을 누린다.

연봉 2위 국가 정상은 홍콩의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이다. 그는 56만8400달러(약 6억6000만원)의 연봉을 받는다. 홍콩 1인당 GDP의 10배 수준이다. 홍콩도 싱가포르처럼 관료들에게 후한 보수를 지급하고 있다.

3위를 차지한 율리 마우러 스위스 대통령은 연 48만3000달러(약 5억6000만원)의 급여를 받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정상 중 1위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1인당 GDP의 7배 수준인 40만달러(약 4억6000만원)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연봉을 전액 기부하겠다는 공약을 지키고 있어 한 푼도 수령하지 않았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37만8000달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37만달러),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34만달러)가 뒤를 이었다. 연 30만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 국가수반은 총 9명으로 집계됐다. 서방국가 정상들 대부분은 1인당 GDP 대비 6~8배 수준의 연봉을 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2억2500만원(약 19만3800달러, 지난 26일 원·달러 환율 1161원 기준)의 연봉을 받아 20위 안에 들지 못했다. 문 대통령의 연봉은 한국 1인당 GDP(3만2000달러)의 6배 수준이다.

USA투데이는 국제통화기금(IMF)과 각국 정부 웹사이트 등 자료를 바탕으로 집계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등 절대 군주제 국가나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나라는 제외했다고 밝혔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