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를 부인하다 구속된 가수 겸 배우 박유천(33) 씨에 대한 경찰 조사가 28일 진행됐다.

경찰은 박 씨가 구속 이후 심경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직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입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박 씨는 기자회견과 세 차례 자진 출석 조사에서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했다.

특히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에서 마약 '양성' 결과가 나온 뒤에도 "왜 체내에서 마약이 검출됐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박 씨는 지난 2월과 3월 필로폰 1.5g을 산 뒤 옛 연인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31) 씨와 함께 모두 5차례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일반적으로 필로폰 1회 투약 양이 최대 0.05g인 점을 고려해, 1g 정도가 남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가 구매한 마약 양과 범죄사실에 적시된 투약량을 고려하면 2명이 10∼20회 투약 가능한 1.0∼1.2g이 부족하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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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박 씨 자택과 차량 등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필로폰이 발견되지 않은 만큼, 남은 필로폰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추가 투약 사실이 있는지 등을 추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구매한 나머지 마약의 행방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필요하면 박씨와 황씨를 대질시켜 함께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올해 초 서울의 한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마약 판매상의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에 직접 수십만원을 입금하고 20∼30분 뒤 특정 장소에서 황씨와 마약으로 추정되는 물건을 찾는 모습이 CCTV 영상에 찍혔다.

박유천은 앞서 기자회견에서 "재기를 위한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마약을 했다는 것은 정말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라면서 "마약 혐의가 인정된다면 연예인으로 활동 종료하고 은퇴하는 걸 넘어서 제 인생 모두가 부정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박한 마음으로 왔다"고 억울함을 토로한 바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