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한국 2주째↑…바른미래도 존재감 부각에 선전
"선거 때와 비슷한 무당층 감소"…총선 영향은 '양날의 검' 분석
5黨 지지율 모두 올랐다…'패스트트랙 정쟁'에 지지층 결집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여야 5당의 정당 지지율이 동반 상승한 것으로 29일 나타났다.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지정을 둘러싼 막판 강 대 강 대치 속에 여야 전선이 뚜렷해지고, 이에 따라 마치 선거 시즌처럼 지지층이 강하게 결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얼미터는 지난 22∼26일 CBS 의뢰로 전국 성인 남녀 2천518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한 결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전주보다 0.2%포인트씩 올라 각각 38.0%, 31.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민주당과 한국당의 지난주 지지율은 상승 폭이 그리 크지 않았지만, 주간 기준 2주째 나란히 오른 것이 눈에 띈다.

이미선 헌법재판관 임명 논란에 이어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공조를 두고 양당이 격돌했던 시점과 맞물린다.

정의당은 0.4%포인트 오른 7.8%, 바른미래당은 0.6%포인트 오른 5.3%, 민주평화당은 0.8%포인트 오른 2.7% 등으로 야 3당도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이처럼 유권자들이 저마다 지지 정당을 찾아가면서 지지 정당이 '없다'라거나 '잘 모른다'고 응답한 무당층은 전주보다 2.1%포인트 감소한 13.2%로 집계됐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회에서 패스트트랙 격돌이 일주일째 이어지면서 개별 정당 지지층이 결집한 것으로 보인다"며 "선거 때에 준하는 여야 대립으로 무당층이 크게 줄었다"고 평가했다.

세부 계층별로 민주당은 대구·경북(TK) 지역 지지율이 24.0%에서 31.8%로, 광주·전라 지역 지지율이 47.9%에서 50.0%로, 20대 지지율이 39.3%에서 43.6%로 각각 상승했다.

또한 한국당은 대전·세종·충청 지역 지지율이 33.8%에서 38.6%로, 서울 지역 지지율이 28.7%에서 32.0%로, 20대 지지율이 16.0%에서 21.0%로 각각 올랐다.

민주당과 한국당이 각각 TK와 수도권 등 상대방의 강세 지역에서 지지자를 조금씩 빼앗아 왔다고 볼 수 있다.

20대는 민감하게 움직여 양극단으로 양분되기도 했다.

이처럼 거대 양당이 지지층을 결집하는 가운데 바른미래당 지지율도 소폭 올랐다.

이는 바른미래당에 대한 언론 보도가 증가하면서 존재감이 부각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CBS 라디오에 출연해 "바른미래당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고, 김관영 원내대표나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사보임 된 오신환·권은희 의원의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지지율이 상승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패스트트랙 대치에 따른 일시적인 원내 지형 변화가 1년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총선 구도에 시사하는 바도 주목된다.

일단은 여야 격돌에 따른 지지층 결집이 각자 선거 승리에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강온 전략이 아닌 극한 대치로는 유권자를 폭넓게 아우를 수 없기 때문이다.

박성민 정치컨설팅그룹 민 대표는 MBC 라디오에서 민주당에 대해 "지지층이 결집하고, '역시 적폐청산은 갈 길이 아직도 멀다'는 명분을 확보했다"며 "다만 반대층을 포용하는 측면에서 여당으로서 좀 전략적이지 않은 행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에 대해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싸우는 정당의 이미지를 확실히 얻었고, 지지층이 총선을 앞두고 결집하고 있다"며 "반면 외연 확장과 보수 통합이 어려워지고, 자칫 한국당 심판론이 작동할 수도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