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선동을 통해 북한 체제의 우월성을 주장하며 내부 결속을 다져온 북한이 간부들에게 "현실을 미화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그동안 최고지도자를 신비화하고 체제의 긍정적인 면만 부각해온 북한이 주민들에게 좀 더 '먹히는' 선전선동을 위해 내용의 변화를 시사한 것이라 주목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선전선동활동을 참신하게 진공적으로 벌려나가자'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비현실적이고 과장된 언사로 현실을 미화분식하거나 대중의 인식능력과 수준, 감정정서를 고려함이 없이 주입식으로 하는 경향을 철저히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신문은 "사상사업에서는 회수(횟수)나 형식보다는 내용을 더 중시하여야 한다"며 "모든 초급선전일꾼이 선전선동 활동을 사소한 꾸밈도 없이, 실지 있는 사실들과 결부하여 참신하게 공세적으로 벌려 나갈 때 우리의 혁명진지, 계급진지는 더욱 굳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 초급선전일꾼이란 각 기관, 단체, 공장, 기업, 협동농장 등에서 일반 주민들을 상대로 사상교양, 선전선동 사업을 하는 간부들을 통칭한다.
신문은 또 "한건의 선전선동자료를 침투해도 인민들이 선호하고 호응할 수 있게 진실성과 통속성을 보장"하고 "이리저리 에두르지 말고 군더더기가 없이 직선적으로 알려주라"고 당부했다.

노동신문의 이 같은 논조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6∼7일 평양에서 열린 제2차 전국 당 초급선전일꾼대회에 보낸 서한에서 설파한 선전선동 방식과 맥이 닿는다.

김 위원장은 서한에서 "수령은 인민의 행복을 위하여 헌신하는 인민의 영도자"로 "만일 위대성을 부각시킨다고 하면서 수령의 혁명 활동과 풍모를 신비화하면 진실을 가리게 된다"며 신비화의 부작용을 지적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과장된 내용의 선전선동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온다는 북한 지도부의 인식이 엿보인다.

최고지도자에 대한 주민들의 '진실한 충성'을 끌어내기 위해 과거의 '신격화'에서 '위대한 인간'에 감동하게 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