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모뎀사업 새 주인 후보에 애플·브로드컴·삼성전자 아이폰 제작업체인 애플이 스마트폰 모뎀 반도체 사업의 인수를 타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애플은 반도체 업체인 인텔과 수십억 달러 규모의 스마트폰 모뎀칩 사업을 두고 인수 협상을 벌여왔다고 소식통들이 말했다.
이들 소식통은 협상이 지난해 여름에 시작됐다가 최근 애플과 퀄컴의 로열티 소송이 종결되자 지금은 중단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반도체제조사인 퀄컴은 과거 애플에 독점적으로 모뎀 반도체를 공급하기도 했으나 최근 2년간 애플과 법정 공방을 벌이며 사이가 틀어졌다.
인텔은 애플과 퀄컴의 분쟁이 심화하자 애플의 주력상품인 스마트폰 아이폰에 모뎀칩을 공급하다가 분쟁이 종결되자 5G 스마트폰 모뎀개발을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애플과 인텔의 협상은 아이폰의 이익이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정체로 압박받는 상황에서 애플이 거대 인수·합병(M&A)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상징으로 해석된다.
평소 대규모 인수보다는 작은 기술 기업들 위주로 인수를 진행해오던 애플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인수에 타진한 것은 아이폰 판매 실적 부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애플 운영에 밝은 한 관계자는 아이폰 사업이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애플이 더 크고 사업을 변화시킬 수 있는 거래에 이전보다 개방적인 태도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2014년 비츠 일렉트로닉스를 30억 달러에 사들이기도 했다.
최근 몇 년간 애플은 미디어 서비스 진출을 앞두고 월트디즈니와 타임워너 등의 인수를 내부적으로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텔은 애플이나 다른 업체에 포기를 선언한 5G 모뎀칩 사업을 매각하는 방안을 포함한 전략적 대안을 찾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WSJ은 이미 다수가 인텔 모뎀칩 사업 부문에 관심을 표명했으며, 인텔이 현재 초기 단계인 매각 절차를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맡겼다고 보도했다.
밥 스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5G 스마트폰 모뎀사업을 매각할 것이냐는 물음에 "무엇이 우리의 지식재산권과 직원들을 위한 최선의 경로인지 선택지들을 평가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소식통들은 인텔이 모뎀사업을 매각하면 연간 10억 달러(약 1조1천590억원)가량의 손실을 낼 정도로 비용이 큰 사업을 내려놓는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텔은 2011년 인피니온 테크놀로지의 모뎀사업 부문을 14억 달러에 인수했으나 모뎀칩에서 퀄컴에 뒤처지며 설 자리를 잃어왔다.
무어 인사이트&스트래티지의 패트릭 무어헤드 수석 애널리스트는 인텔의 모뎀칩 사업이 누구에게 매각되든 해당 부서 직원, 특허 포트폴리오, 다세대 무선통신기술 관련 모뎀 설계가 거래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무어헤드는 애플뿐만 아니라 브로드컴, 온세미컨덕터, 삼성전자, 중국 유니SOC커뮤니케이션 등이 인텔 인수에 나설 잠재적 후보군이라고 설명했다.
무어헤드는 "인텔로서는 한시가 급하다"며 "인텔이 스마트폰 모뎀사업에 더 많은 돈을 쏟아붓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인텔 모뎀사업의 가치는 매초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