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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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의 4조5000억원대 분식회계 의혹 관련 증거인멸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직원들에 대한 구속 심사가 29일 열린다. 수사가 시작된 이후 첫 구속 심사를 밟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양모 상무와 이모 부장 등의 증거인멸 등 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양씨와 이씨는 이날 오전 10시18분께 법원에 도착했다. 양씨는 '증거인멸과 관련해 윗선 지시를 받았나' 등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밤늦게 결정된다.

이날 열리는 심사에선 증거인멸 우려 등 구속 필요성을 두고 검찰과 변호인 사이에 법정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 부장판사는 양측의 법정 주장과 기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이날 밤늦게 구속 여부를 결정한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지난 25일 양 상무와 이 부장에 대해 증거인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에겐 증거위조·증거인멸교사·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도 적용됐다.

양 상무 등은 지난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자회사 회계 처리 기준 변경을 통해 고의적인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의혹과 관련 증거를 인멸하거나 위조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금융당국 조사 과정에서 요청받은 자료를 위조한 혐의도 있다.

이들은 분식회계 정황을 입증할 자료를 고의로 삭제하거나 허위로 꾸민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들은 회사 직원의 컴퓨터 및 휴대전화 등에 담겨 있던 자료를 직접 삭제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기관의 수사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양 상무 등은 범행을 일부 시인하는 입장이지만, 지시·보고 여부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검찰은 구속 수사를 통해 이들에게 범행의 전모를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증거인멸이 이례적으로 장기간·조직적으로 이뤄진 점, 삼성전자 TF 소속 임원이 투입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은 2017년 2월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미래전략실을 공식 해체했다. 기존 미전실 업무는 삼성전자·삼성생명·삼성물산 산하 3개 TF로 분산됐지만, 그룹 차원의 핵심 임무는 삼성전자 사업지원 TF가 물려받았다. 삼성이 삼성바이오 분식회계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승계와 직결된 사안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고의 분식회계 혐의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고발한 사건을 특수2부에 배당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및 삼정·안진·삼일·한영 등 회계법인 4곳, 삼성물산 등 관계자 사무실 10여곳과 상장 주관사였던 미국계 다국적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등 전방위 압수수색을 통해 다수의 객관적 증거를 확보했다. 또 관련자 조사를 통해 당시 회계 처리가 부당하게 이뤄진 구체적인 정황을 확보, 수사를 전개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