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팡(FAANG) 시대가 저물고 마가(MAGA)의 시대가 왔다.”

지난 10여 년간 미국 증시를 이끈 5대 대형 기술주는 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의 맨 앞 알파벳을 딴 ‘FAANG’이었다. 그러나 이 주도주 그룹에 변화가 생겼다. 성장성 정체 등으로 페이스북과 넷플릭스가 빠지고 대신 부활한 원조 기술주 마이크로소프트(MS)가 들어왔다. MS·아마존·구글·애플을 일컫는 ‘MAGA’가 새로운 대세로 평가받고 있다.
美 증시 'MAGA 천하'…"아마존 랠리 이제 시작"
MAGA 기업 주가는 올 들어 가파르게 올라 네 기업의 시가총액 합계만 4조달러에 육박한다. S&P500에 포함되는 500개 대기업 가치 총합의 절반을 이들 기업이 차지할 정도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을 제외하면 각각 시총 1조달러를 넘기도 했다.

MAGA 기업들은 FAANG보다 다변화된 수익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네 기업 모두 클라우드 분야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MAGA 중 가장 높은 성장잠재력을 인정받는 기업은 아마존이다. 마크 테퍼 스트래티직웰스파트너스 대표는 “아마존의 소매, 클라우드, 광고 등 세 가지 사업은 모두 시장 지배적이어서 성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아마존은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최강자다. 이익 대부분이 클라우드인 아마존웹서비스(AWS)에서 일어난다. 아마존은 지난해 2분기를 시작으로 네 분기 연속 사상 최대 순이익 기록을 갈아치웠다.

MS는 클라우드 매출과 소프트웨어 가입자 증가세에 힘입어 25일 장중 시총 1조달러를 넘어섰다. 애플, 아마존에 이어 세 번째다. 한때 노쇠한 정보기술(IT) 기업으로 꼽혔던 MS는 26일 기준 시총 9953억달러로 MAGA 기업 중 가장 높다. MS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서 아마존의 AWS와 1, 2위를 다툴 정도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외 구글과 애플은 여전한 경쟁력으로 대표 기술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반면 FAANG 기업이었지만 MAGA에서 빠진 페이스북과 넷플릭스는 사업 모델 한계 때문에 성장성 측면에서 밀린다는 분석이다. 페이스북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넷플릭스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시장이 포화되거나 경쟁이 과열되면서 성장잠재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이들은 광고나 스트리밍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