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자산운용은 이달 초 운용 및 판매보수를 받지 않는 공모펀드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시했다. 공모펀드 시장이 점점 위축되는 가운데 수수료를 낮춰 투자자의 관심을 모으려고 했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KB자산운용은 지난 8일부터 ‘KB 장기 토탈리턴 성과보수’ 펀드를 판매했다. 이 펀드는 운용보수와 판매보수가 없다.

다만 3년 안에 환매하면 수수료가 비싸다. 환매수수료가 사라지는 3년 뒤부터는 펀드수익률이 8%를 넘기면 초과분의 20%를 성과보수로 뗀다. 가입자가 3년 동안 8% 이상 수익을 내지 못하면 자산운용사도 돈을 받지 않겠다는 의미다. KB자산운용이 이 펀드를 내놓은 것은 “장기투자를 유도해 꺼져가는 공모펀드시장을 살려보자”는 조재민 사장의 생각에서였다.

당초 200억~300억원이 모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28일까지 들어온 자금은 고작 24억원에 불과했다. 회사자금을 보태 50억원으로 만들었지만 여전히 적은 규모다. 사모펀드와 비교해 수수료가 싸고, 최소 가입금액 제한도 없다는 점을 내세웠지만 투자자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조 사장은 “펀드와 장기투자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낮은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며 “1호 펀드의 성과를 지켜보고 2·3호 펀드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판매사가 국민은행, KB증권에 한정된 것도 약점으로 지적됐다. 다른 운용사 사장은 “KB자산운용의 실험정신을 높이 평가하지만 수수료 수익을 앞세우는 국내 판매사 특성상 계열사를 제외하면 받아주는 곳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