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토 페스티벌 끝나도 연주는 이어져야"
“디토의 여정은 여기까지지만 젊고 재능있는 연주자들을 소개하고 지지하는 무대는 이어져야 합니다.”

2007년부터 12년간 음악감독으로 ‘디토 페스티벌’을 이끌어온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41·사진)은 29일 서울 수송동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선했던 아이디어도 시간이 지나면 수명이 다한다”며 “모든 것엔 자연스러운 마무리가 있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디토는 2007년 비올리스트 용재 오닐과 클래식 공연 기획사 크레디아가 시작한 클래식 앙상블 공연이다. 탄탄한 연주력에 다채로운 레퍼토리로 클래식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던 디토의 여정은 올해 마침표를 찍는다.

용재 오닐은 “다른 가치와 성향을 지닌 사람들을 하나로 아우르는 작업이 쉽진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12년을 달릴 수 있게 한 힘은 음악이었다. 그는 “예술은 시간을 초월해 영원히 존재하는 어떤 것”이라며 “위대한 음악에 집중하고 그 가치를 어떻게 공유할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국내에 생소한 실내악을 소개하는 것도 디토의 목적 중 하나였다. 디토의 활약과 함께 한국의 실내악 무대는 풍성해졌다. 하지만 일부에선 지나친 상업화에 관한 우려도 나왔다. 그는 “당장 취업이 고민인 젊은이들이 돈 내고 공연장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기에 더 친근하게 다가가려 애썼다”며 “스마트폰을 통한 피상적 연결이 아니라 음악을 매개로 진정한 이해와 공감을 이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스물아홉에 디토를 시작해 어느덧 마흔을 넘긴 용재 오닐은 “아이디어와 열정이 있는 20대 젊은 음악가가 디토 같은 플랫폼을 이어받아 새롭게 꾸려갔으면 한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오는 6월 12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과 경기 고양아람누리 등에서 열리는 ‘2019 디토 페스티벌’에선 용재 오닐과 피아니스트 제레미 덴크의 리사이틀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디토의 반가운 얼굴인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피 재키브, 첼리스트 제임스 정환 김, 클라리네티스트 김한, 피아니스트 조지 리 등도 만날 수 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