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달리 미국에선 기업인들이 대통령에게 할 말은 하고 지낸다. 가장 최근의 예가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3일 백악관에서 그를 만나 “내 트위터 팔로어 수가 왜 줄었는가”라고 따져 묻자, 도시 CEO는 “허위 계정 등을 삭제하는 트위터 정책에 따른 결과”라고 응수했다.

미국에선 종종 볼 수 있는 광경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000억달러어치의 중국 제품에 최고 25%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하자 애플은 행정부에 서한을 보내 “애플워치 등 제품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관세 철회를 요청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관세 및 일자리 문제로 기업들과 마찰을 빚긴 하지만, 소통을 멈추진 않는다. 오히려 ‘기업 챙기기’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12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IBM, 오라클 등 미국 기술기업 CEO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5세대(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활성화 방안을 논의한 게 대표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8월엔 휴가 중 뉴저지주에 있는 자신의 골프 리조트에서 보잉, 페덱스, 펩시 등 미 기업 CEO들과 만찬을 하며 “CEO들은 미국 노동자를 고용하는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만찬에서 나온 건의를 바탕으로 상장사의 실적공시 횟수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행정부에 지시하기도 했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해 법인세를 인하하고 규제 완화 드라이브를 걸기도 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수시로 기업인과 골프 회동을 하며 애로를 듣는다. 올해 1월 2일 가나가와현 지가사키시에서 한 첫 골프 회동 멤버도 미타라이 후지오 전 게이단렌(經團連) 회장(캐논 회장) 등 기업인들이었다. 아베 총리는 2012년 말 집권 이후 매년 첫 골프 모임은 일본 최대 경제인 단체인 게이단렌 회장단과 함께해왔다. 여름 휴가 때도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전 게이단렌 회장(전 도레이 회장) 등과 골프를 쳤다. 게이단렌 심의위원회 등 경제인 단체 행사에도 참석해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건의 사항을 듣는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도쿄=김동욱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