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학회·경찰청·여가부 '공동 토론회' 열려
"웹하드 6곳서 불법촬영 '금칙어' 달린 영상 10만개 유통"
온라인상에서 불법 촬영물을 뜻하는 '금칙어'가 달린 영상물이 특정 웹하드 군에서만 10만개 넘게 유통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한사성) 리아 사무국장은 29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여성학회와 경찰청, 여성가족부가 공동 주최한 '교환되는 여성의 몸: 디지털 시대의 성폭력, '성접대', 성매매' 토론회 발제문에서 이런 내용의 자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발제문에 따르면 한사성은 2018년 10월 30일∼11월 6일 정부에 등록된 52개 웹하드 사이트 중 접속 불가 사이트 4곳을 뺀 48개 웹하드에 대한 전수 조사를 벌였다.

조사에는 강간, 몰래, 몰카, 유출 외에도 '국노(국산 노모자이크 야동)]', '국산(국산 야동)]' 등 10개 키워드를 활용했다.

키워드 뒤에 꺾쇠(])를 붙인 이유는 웹하드마다 국노 등의 키워드가 금칙어로 설정된 경우가 많아 이를 피하기 위한 것이다.

조사결과 이들 키워드로 검색했을 경우 게시물 검색기준 상위 6개 웹사이트에서만 모두 10만4천여개 관련 영상이 검색됐다.

'몰래'라는 키워드로 검색했을 경우 절반에 가까운 5만8천여개 영상이 6개 웹하드에서 유통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웹하드에서 이런 종류의 키워드가 있는 영상 게시물이 검색된다는 것은 당사자 몰래 찍은 불법 촬영물이 유통·판매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사성이 전수조사를 편 시점은 이른바 '웹하드 카르텔'에 대한 집중적인 고발이 이뤄진 이후였지만, 불법 촬영물 유통실태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셈이다.

리아 사무국장은 또 2018년 하반기 불법 촬영물 모니터링 및 삭제지원을 하는 동안 '여친'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국노]라는 말머리가 달린 경우보다 [중노(중국 노모자이크 야동)]라는 말머리가 붙은 경우가 급증한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글 트렌드 검색 결과, 웹하드 카르텔이 공론화된 2018년 7월 26일 이후 [중노] 키워드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면서 "가장 많은 관심이 집중됐던 시기는 2018년 7월 29일부터 (같은 해) 8월 4일까지"라고 분석했다.

웹하드 카르텔에 대한 고발로 단속이 촉발되면서 웹하드에서 불법 촬영물을 찾는 이들의 주요 검색어도 [국노]에서 [중노]로 옮겨갔다는 것이다.

리아 사무국장은 웹하드 산업의 소비양상으로 피해와 가해의 구도가 1대 다수를 이루고, 불법 촬영을 하거나 촬영물을 전시, 돌려보는 일이 남성들이 연대하는 방식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성폭력의 놀이문화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좌담회에서는 성구매 후기 웹사이트에 대한 실태도 공개됐다
송봉규 한세대 교수는 '성구매 후기 사이트 실태' 발표문에서 2018년 7월 4∼10일 성구매 후기 웹사이트에 게시된 후기글을 대상으로 같은 달 11∼17일 후기 목록을 수집해 분석한 결과 총 1천25개 업소에 대한 후기글이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이들 업소에 대한 후기글은 총 5천144건으로 '건마(건전 마사지숍)'가 1천34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오피(오피스텔 성매매)' 980건, '안마' 964건 등이었다.

송 교수는 이들 웹사이트에서는 주기적으로 후기글이 작성되고, 후기 제목에서 여성이나 고객대응 특성 등이 다뤄진다며 후기글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여성의 실제 사진이나 성행위 묘사 글이 활용됐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