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최초로 사회적책임투자채권(SRI) 발행에 나선 미래에셋대우가 모집희망금액의 다섯 배에 달하는 투자 수요를 모았다. SRI채권은 자금 사용 목적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 투자로 제한된 채권이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가 6억달러(약 6900억원) 규모의 해외채권 발행을 위해 전날 벌인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총 40억달러(약 4조64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몰렸다. 투자 수요의 89%는 아시아, 11%는 유럽에서 들어왔다. 산업은행, 씨티글로벌마켓증권, HSBC,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이 발행주관을 맡았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번에 발행하는 채권 중 3억달러(3년 만기)를 SRI채권, 나머지 3억달러(5년 만기)는 일반 선순위 회사채로 발행한다.

조달한 자금은 해외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SRI채권 발행 취지에 맞춰 ESG 관련 투자도 함께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미래에셋대우는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 빌딩을 담보로 한 중순위 대출에 2억4300만달러를 투입하는 등 최근 해외 투자에 힘을 쏟고 있다. 공격적인 해외 투자로 미래에셋대우의 직접투자 규모는 최근 세 분기 연속 5조원을 웃돌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직접투자는 5조8000억원에 달했다.

채권시장에선 해외 투자자들이 미래에셋대우가 국내 1위 증권사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점을 눈여겨보고 대거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지난해 매출은 13조3239억원으로 전년 대비 29.3% 증가했다.

영업이익(5123억원)은 같은 기간 18.3% 감소하는 등 수익성이 주춤했지만 2년 연속 5000억원 이상의 이익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규모는 8조3523억원으로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많다.

투자자들이 매수 경쟁을 벌인 덕분에 미래에셋대우는 당초 예상보다 자금조달 비용을 절감하는 데 성공했다. 3년물 금리는 희망금리 대비 0.25%포인트 낮은 연 3.203%, 5년물 금리는 0.275%포인트 낮은 연 3.422%로 결정됐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