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신세계 등 면세점주가 ‘5월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일본과 중국의 ‘황금연휴’가 시작되면서 면세점 업계가 특수를 누릴 것으로 기대되는 게 첫 번째 재료다. 한화그룹의 철수를 계기로 출혈 경쟁이 완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위안화 강세도 실적에 긍정적 요인이다.
'3중 호재' 면세점株, 5월 쾌속질株~
中·日 황금연휴 시작

신라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는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3000원(2.68%) 오른 11만5000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20.54% 오르면서 뚜렷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가 1697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날 신세계(3.19%), 현대백화점(1.50%) 등 다른 면세점주도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한화그룹의 면세점 사업 철수가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전날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오는 9월 갤러리아면세점63의 영업을 종료한다고 공시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상위 사업자 중심으로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며 “면세점 업계의 경쟁 강도는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금연휴를 맞아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일본은 지난 4월 27일부터 5월 6일까지 최장 열흘간 이어지는 ‘골든위크’ 휴가에 들어갔다. 일왕 즉위에 따른 임시공휴일까지 겹쳤다. 중국의 노동절 연휴는 1일부터 4일까지다. 작년보다 하루 더 늘었다.

한국관광공사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유커)은 약 133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6% 늘었다. 지난 3월에만 48만7623명이 들어왔다. 월별 기준으로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본격화한 2017년 3월 이후 최대치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런 추세라면 올해 연간 중국인 입국자는 전년 대비 20.2% 증가한 575만 명에 이를 것”이라며 “단체여행객 회복까지 감안하면 650만 명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 위안화가 올 들어 강세로 돌아선 것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위안화 환율은 1위안당 172.64원으로 연초(163.34원) 대비 5.69% 급등(원화가치 하락)했다. 원화가치가 하락하면 위안화로 표시된 국내 상품 가격이 낮아지면서 구매 수요가 늘어난다.

증권사 목표주가 高高

국내 면세점 매출은 크게 늘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2조1656억원으로 월간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조원을 넘긴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호텔신라는 1분기 영업이익이 817억원으로 작년보다 84.9% 늘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영업이익은 88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 같은 이유로 지난달 29일 하루에만 NH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키움증권 등 13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올렸다. 이렇게 많은 증권사가 한꺼번에 목표주가를 올린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신세계도 4월 들어 KB증권 DB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등 4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높였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전체 매출에서 면세점이 차지하는 비중이 17%에 달할 것”이라며 “면세점 기여도 확대에 따른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재평가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