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깜짝성장 이끈 건 기업 감세·규제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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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19
IMF 총재 "美성장에 놀랐다"
감세 영향 M&A 활발해질 것
유럽은 규제탓 불황 심화 우려
IMF 총재 "美성장에 놀랐다"
감세 영향 M&A 활발해질 것
유럽은 규제탓 불황 심화 우려
미국 경제가 예상외의 고공행진을 하는 것은 감세와 규제 완화에 힘입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반해 유럽은 규제가 많아 경기 침체가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2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스힐튼호텔에서 열린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19’에서 “미국의 1분기 성장률 3.2%(연율 기준)에 모두가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주요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지만 미국은 침체에 빠질 것 같지 않다”며 “많은 리더가 미국 경제를 다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라가르드 총재의 발언은 IMF가 미국 경제 전망을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미국의 ‘성장률 서프라이즈’는 감세와 규제 완화 덕분으로 진단됐다. 카미네 디 시비오 언스트&영 차기 최고경영자(CEO)는 “감세가 미국 경제를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영향이 상당히 컸다”고 진단했다. 진 하인스 웰링턴매니지먼트 매니징파트너는 “미국의 감세는 시작된 지 1년 남짓밖에 안 됐지만 효과가 크고 이로 인해 인수합병(M&A)도 더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유럽 경제는 상황이 심각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라라 워너 크레디트스위스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는 “미국이 금융 규제를 줄였지만 더 없애야 한다”며 “유럽은 규제가 경기 하강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美 독주 속 글로벌 경제 불균형…유럽, 제로금리에도 경기 둔화 심각"
“미국 경제는 슈퍼 굿.” (에릭 슈밋 알파벳 기술고문)
“미국은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증시 불안, 무역 갈등 등을 모두 이겨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강하다.” (알 켈리 비자 최고경영자)
세계 경제 리더와 투자 거두들이 집결한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19’에선 미 경제에 찬사가 쏟아졌다. 1분기 3.2%의 성장률(연율 기준)은 ‘서프라이즈’ 그 자체라는 평가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미국은 침체에 빠질 것 같지 않지만 세계 경기가 동반 둔화하고 있다는 시각은 유지한다”고 하자, 자산운용사 PGIM의 최고경영자(CEO)인 데이비드 헌트는 “미국은 다르다”고 즉각 반박할 정도다.
독주 체제 갖추는 미국 경제
2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스에서 열린 이번 콘퍼런스의 화두는 ‘미국 경제’였다. 세계 경제 리더들은 미국이 주요 1개국(G1)으로서 독주하게 된 이유를 분석하는 데 집중했다.
우선 감세가 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많았다. 카미네 디 시비오 언스트&영 차기 CEO는 “감세가 미국 경제를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영향이 상당히 컸다”고 말했다. 진 하인스 웰링턴매니지먼트 매니징 파트너는 “감세정책 효과로 기업 인수합병(M&A)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며 “1년 남짓 지났지만 감세 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지난해 1월부터 10년간 1조5000억달러(약 1700조원) 규모의 감세를 시행하고 있다.
유럽과 비교해 규제 완화가 미 경제를 호황으로 이끌었다는 언급도 나왔다. 라라 워너 크레디트스위스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는 “미국은 금융 규제를 줄였는데 더 없애야 한다”며 “유럽의 경우 규제가 경기 둔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미 경제의 고공행진은 투자자를 불러모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 최대 크레디트채권 투자사인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의 짐 젤터 공동 CEO는 “일본 연기금 등 해외 투자자의 미국 채권 수요가 엄청나다”고 전했다. 워너 CRO는 미국 증시에 대해 “여전히 기회가 있다”며 “밸류에이션은 높지만 거시경제를 감안하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괜찮다”고 평가했다.
일부에선 경기 호전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내놓고 있다. 로널드 오헨리 스테이트스트리트 CEO는 “경제지표가 강력한 만큼 미 중앙은행(Fed)은 금리 인상을 잠시 멈췄다가 다시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은 심각, 중국은 반신반의
이번 콘퍼런스에서 미국과는 반대로 유럽에 대해선 우려로 가득 찼다. 제로 금리 정책을 지속하지만 경기가 둔화하고 있어서다. 상황도 좋지 않은데 재정 및 통화정책을 통해 부양하기도 마땅찮다는 진단이 나왔다.
헌트 CEO는 “성장과 관련해 세계에 상당한 불균형이 있다”며 “유럽은 특히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탈리아는 기술적으로 이미 불황에 빠져 있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인한 불확실성도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중국 경제에 대해선 반응이 엇갈렸다. 중국 경제는 올 1분기 예상보다 높은 6.4%(전년 동기 대비)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회장 겸 CEO는 “중국은 중앙은행의 부양책으로 경제가 탄탄해졌다”며 “블랙스톤은 얼마 전 중국 회사를 샀고 부동산에도 투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마크 매친 캐나다연금운용 대표는 “중국은 인구 측면에서 이미 생산가능인구가 정점에 달했고 전체 인구도 10년 내 증가세가 멈출 것”이라며 “고령화가 빠르게 이뤄지면서 인구 측면에서 일본과 비슷한 처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켈리 CEO는 “남미도 브라질의 경우 당초 기대보다 성장률이 낮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세계 각국의 통화정책이 지나치게 완화적이며 정부와 기업, 가계 등에 빚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기축통화국 정부는 무한정 돈을 찍어 쓸 수 있다’는 현대통화이론(MMT)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밀컨 콘퍼런스
Milken Global Conference. 밀컨연구소가 1998년부터 매년 4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여는 콘퍼런스. ‘미국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린다. 밀컨연구소를 설립한 마이클 밀컨은 1980년대 고위험·고수익 채권인 정크본드 시장을 처음 개척한 인물로 ‘정크본드의 왕’으로 군림했다. 주가 조작과 내부자 거래 혐의로 복역하기도 한 그는 이후 자선사업가로 변신했고, 1991년 싱크탱크인 밀컨연구소를 세웠다.
베벌리힐스=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2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스힐튼호텔에서 열린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19’에서 “미국의 1분기 성장률 3.2%(연율 기준)에 모두가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주요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지만 미국은 침체에 빠질 것 같지 않다”며 “많은 리더가 미국 경제를 다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라가르드 총재의 발언은 IMF가 미국 경제 전망을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미국의 ‘성장률 서프라이즈’는 감세와 규제 완화 덕분으로 진단됐다. 카미네 디 시비오 언스트&영 차기 최고경영자(CEO)는 “감세가 미국 경제를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영향이 상당히 컸다”고 진단했다. 진 하인스 웰링턴매니지먼트 매니징파트너는 “미국의 감세는 시작된 지 1년 남짓밖에 안 됐지만 효과가 크고 이로 인해 인수합병(M&A)도 더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유럽 경제는 상황이 심각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라라 워너 크레디트스위스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는 “미국이 금융 규제를 줄였지만 더 없애야 한다”며 “유럽은 규제가 경기 하강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美 독주 속 글로벌 경제 불균형…유럽, 제로금리에도 경기 둔화 심각"
“미국 경제는 슈퍼 굿.” (에릭 슈밋 알파벳 기술고문)
“미국은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증시 불안, 무역 갈등 등을 모두 이겨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강하다.” (알 켈리 비자 최고경영자)
세계 경제 리더와 투자 거두들이 집결한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19’에선 미 경제에 찬사가 쏟아졌다. 1분기 3.2%의 성장률(연율 기준)은 ‘서프라이즈’ 그 자체라는 평가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미국은 침체에 빠질 것 같지 않지만 세계 경기가 동반 둔화하고 있다는 시각은 유지한다”고 하자, 자산운용사 PGIM의 최고경영자(CEO)인 데이비드 헌트는 “미국은 다르다”고 즉각 반박할 정도다.
독주 체제 갖추는 미국 경제
2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스에서 열린 이번 콘퍼런스의 화두는 ‘미국 경제’였다. 세계 경제 리더들은 미국이 주요 1개국(G1)으로서 독주하게 된 이유를 분석하는 데 집중했다.
우선 감세가 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많았다. 카미네 디 시비오 언스트&영 차기 CEO는 “감세가 미국 경제를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영향이 상당히 컸다”고 말했다. 진 하인스 웰링턴매니지먼트 매니징 파트너는 “감세정책 효과로 기업 인수합병(M&A)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며 “1년 남짓 지났지만 감세 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지난해 1월부터 10년간 1조5000억달러(약 1700조원) 규모의 감세를 시행하고 있다.
유럽과 비교해 규제 완화가 미 경제를 호황으로 이끌었다는 언급도 나왔다. 라라 워너 크레디트스위스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는 “미국은 금융 규제를 줄였는데 더 없애야 한다”며 “유럽의 경우 규제가 경기 둔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미 경제의 고공행진은 투자자를 불러모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 최대 크레디트채권 투자사인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의 짐 젤터 공동 CEO는 “일본 연기금 등 해외 투자자의 미국 채권 수요가 엄청나다”고 전했다. 워너 CRO는 미국 증시에 대해 “여전히 기회가 있다”며 “밸류에이션은 높지만 거시경제를 감안하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괜찮다”고 평가했다.
일부에선 경기 호전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내놓고 있다. 로널드 오헨리 스테이트스트리트 CEO는 “경제지표가 강력한 만큼 미 중앙은행(Fed)은 금리 인상을 잠시 멈췄다가 다시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은 심각, 중국은 반신반의
이번 콘퍼런스에서 미국과는 반대로 유럽에 대해선 우려로 가득 찼다. 제로 금리 정책을 지속하지만 경기가 둔화하고 있어서다. 상황도 좋지 않은데 재정 및 통화정책을 통해 부양하기도 마땅찮다는 진단이 나왔다.
헌트 CEO는 “성장과 관련해 세계에 상당한 불균형이 있다”며 “유럽은 특히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탈리아는 기술적으로 이미 불황에 빠져 있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인한 불확실성도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중국 경제에 대해선 반응이 엇갈렸다. 중국 경제는 올 1분기 예상보다 높은 6.4%(전년 동기 대비)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회장 겸 CEO는 “중국은 중앙은행의 부양책으로 경제가 탄탄해졌다”며 “블랙스톤은 얼마 전 중국 회사를 샀고 부동산에도 투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마크 매친 캐나다연금운용 대표는 “중국은 인구 측면에서 이미 생산가능인구가 정점에 달했고 전체 인구도 10년 내 증가세가 멈출 것”이라며 “고령화가 빠르게 이뤄지면서 인구 측면에서 일본과 비슷한 처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켈리 CEO는 “남미도 브라질의 경우 당초 기대보다 성장률이 낮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세계 각국의 통화정책이 지나치게 완화적이며 정부와 기업, 가계 등에 빚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기축통화국 정부는 무한정 돈을 찍어 쓸 수 있다’는 현대통화이론(MMT)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밀컨 콘퍼런스
Milken Global Conference. 밀컨연구소가 1998년부터 매년 4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여는 콘퍼런스. ‘미국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린다. 밀컨연구소를 설립한 마이클 밀컨은 1980년대 고위험·고수익 채권인 정크본드 시장을 처음 개척한 인물로 ‘정크본드의 왕’으로 군림했다. 주가 조작과 내부자 거래 혐의로 복역하기도 한 그는 이후 자선사업가로 변신했고, 1991년 싱크탱크인 밀컨연구소를 세웠다.
베벌리힐스=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