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북미정상회담 질문에 "실질적 진전 이뤄낼 여건 분명히 조성돼야"
'대북압박' 재확인하며 다시 北에 공 넘겨…한일과 공조 강조하며 중러 견제
北측 협상배제 요구 거듭 일축…"누가 미국 대표할지는 트럼프가 결정"
폼페이오 "어려운 도전…경제적 압박 통한 北 비핵화 기회 확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9일(현지시간)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와 관련, 실질적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여건이 먼저 조성돼야 한다면서 경제적 압박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기회를 갖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 중국의 이탈 가능성을 경계하며 국제적 대북공조 전선 유지를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의회 전문매체 더 힐이 주관한 '뉴스 메이커 시리즈' 대담에 출연, '3차 정상회담이 여름까지 열릴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모른다.

나는 모른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두 정상이 만날 경우 실질적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여건을 분명히 조성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향후 비핵화 협상 전망과 관련, "어려운 도전이다.

그것이 풀리지 않았던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북한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계속 적용해 나가는 동안 북한을 비핵화할 또 하나의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는 점을 확신한다"며 대북 제재가 비핵화를 견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분은 나의 팀이 모스크바와 베이징에 다녀온 걸 봐왔다"며 러시아 및 중국 방문이 '동맹인 한국 및 일본과 함께 협력해 국제적 제재 공조를 확장하고 뒷받침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날 발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난 25일 북러 정상회담 등 북한이 중국, 러시아 등과의 접촉면을 넓히며 대북제재 전선의 균열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대북압박 기조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과 일본에 더해 러시아, 중국과의 국제 공조를 강조함으로써 북한의 '우방'인 중국, 러시아의 대오 이탈 가능성을 차단하며 대북 지렛대 약화를 방지하려는 포석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이 북러 정상회담에서 지난 2월말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책임을 '미국의 일방적이며 비선의적인 태도'로 돌리며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은 전적으로 미국의 차후 태도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경고'한 가운데 국제적 대북 압박 유지 기조로 맞받아치며 북측에 다시 공을 넘긴 것이다.

김 위원장이 대화 시한을 '연말'로 제시한 가운데 톱다운 대화의 문을 열어두면서도 3차 정상회담이 이뤄지려면 가시적 비핵화 성과를 낼 수 있는 '올바른 여건' 조성이 선결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속도조절론'도 재확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날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올바른 시점에 3차 (북미) 정상회담을 하는데 준비돼 있다"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전날 인터뷰 발언과도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 17일 인터뷰에서는 3차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을 했다는 진정한 징후를 보기를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대담에서 2월 말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 "나머지 나라들이 다르게 생각한다는 걸 안다"면서도 "하노이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북미 간에 오간 대화와 논의를 알고 있으며 하노이에서도 북미 정상의 대화 대부분에 배석했다면서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과 진전을 위해 우리가 택해야 할 경로 등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자신에 대한 협상팀 배제를 요구한 데 대해 "그걸 결정하게 되는 건 대통령"이라며 "우리는 내 (북한의) 카운터파트가 누가 될지를 결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누가 미국을 대표할 걸 결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여전히(협상팀의) 키를 잡고 있다"며 자신이 책임자라는 걸 재확인, 배제 요구를 일축했다.

이와 함께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석방 과정에서 북측에 지급된 돈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나는 대통령이 이 행정부는 어떤 인질 석방을 위해서도 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걸 분명히 해왔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그렇게 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러한 접근법을 통해 매우 성공해왔다"며 "전임 행정부는 다른 접근법을 취해왔지만 나는 이것(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장기적으로 미국을 위해 올바른 정책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몸값 지불'을 하지 않는 정책을 통해 테러범들이 무고한 미국인들을 붙잡아 억류할 동기부여를 꺾을 수 있다면서 로버트 오브라이언 인질 담당 특사팀으로부터 일주일에 한 번 이상씩 인질 상황과 관련해 보고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