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파 vs 유승민계+안철수계…'당권 투쟁' 격화 전망
지도부 리더십 '생채기'…'캐스팅보트 극대화' 평가도
중간지대 의원들 행보 '촉각'…권은희 "중간지대 의원들, 당내 결합의 힘"
패스트트랙發 후폭풍…파국위기로 치닫는 바른미래당
'패스트트랙발(發) 후폭풍'에 바른미래당이 사실상 두 동강 날 위기에 처했다.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이 30일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에 대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완료하면서 당 지도부와 '패스트트랙 반대파' 유승민계는 사실상 결별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4·3 보궐선거 참패에 따른 '손학규 대표 사퇴론'을 둘러싼 당내 내홍은 지난 25일 김관영 원내대표의 '1일 2사보임'을 계기로 폭발점으로 치달았다.

김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해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오신환·권은희 의원을 차례로 강제 사임시키는 '무리수'를 둔 것이 방아쇠로 작용했다.

바른정당 출신 유승민계 의원들은 김 원내대표에 원색적 비난을 가했고, 오·권 의원에 대한 사보임을 철회하지 않으면 지도부를 보이콧하겠다고까지 엄포를 놨다.
패스트트랙發 후폭풍…파국위기로 치닫는 바른미래당
일각에서는 유승민계 의원 8명의 집단 탈당으로 인한 분당(分黨)설도 제기되지만 당장 현실화할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 중론이다.

유승민 전 공동대표는 지난 27일 자신의 팬클럽' 유심초' 행사에서 "지금 가는 이 길에서 성공하겠다"며 탈당설을 거듭 부인했다.

'패스트트랙 지정이 완료되면 결국 당이 쪼개지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잘못을 저지른 사람(김관영 원내대표)이 그만둬야지. 왜 당이 쪼개지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사보임 강행 사태로 당초 지도부에 호의를 보이던 안철수계 일부 의원들이 하나둘씩 등을 돌리면서 창업세력인 유승민계와 안철수계가 공동전선을 구축하려는 조짐도 감지된다.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김삼화 의원과 김수민 의원이 각각 수석대변인직, 원내대변인직을 자진해서 사퇴한 것은 그러한 움직임의 전조라는 분석이다.
패스트트랙發 후폭풍…파국위기로 치닫는 바른미래당
당장 집단 탈당 및 분당 가능성이 크지 않은 만큼 바른미래당은 일단 현 지도부 대 '유승민계+안철수계'로 쪼개진 채 치열한 당권 투쟁이 펼쳐질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바른정당계 하태경 의원은 패스트트랙 지정을 앞두고 국회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 국회가 미쳐 돌아가고 있다"며 김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오신환 의원도 기자회견에서 "당헌·당규상 김 원내대표를 억지로 끌어내릴 수 있는 방법 없지만, 본인이 알아서 판단할 것"이라며 퇴진을 압박했다.

안철수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날부터 원 내외를 막론하고 바른정당계와 국민의당계는 지도부 사퇴를 위한 집단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패스트트랙發 후폭풍…파국위기로 치닫는 바른미래당
패스트트랙 추진 과정에서 찬성파와 반대파 사이에서 이른바 '중간지대'에 머물러 온 의원들의 행보가 앞으로 진행될 당내 권력구조 개편의 키를 쥘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내에서는 바른미래당이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강력한 캐스팅보트를 행사, 모처럼 제3당의 존재감을 보여줬다는 내부 평가도 나오고 있어서다.

당내 반발에 코너에 몰렸던 지도부가 별도의 공수처 법안을 더불어민주당에 역(逆)제안, 멈춰 선 패스트트랙의 물꼬를 틔우면서 지도부 리더십을 어느 정도 회복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보임 당사자이기도 했던 권은희 의원은 "패스트트랙을 '하자', '저지하자'가 아니라 당내 상황을 봐서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중간지대 의원들을 많이 확인했다"며 "이런 부분이 당내 결합과 당 재건에 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