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폭 확대로 기존 사업 보완 투자조차 어려워"
CJ그룹이 운영하는 국내 커피전문점 브랜드 투썸플레이스가 홍콩계 사모펀드에 매각된다.

CJ푸드빌은 현재 2대 주주인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퀴티파트너스에 지분 45%를 매각한다고 30일 밝혔다.

CJ푸드빌은 이날 이사회에서 이처럼 결정하고, 앵커에퀴티파트너스와 매각 계약을 맺었다.

매각 대금은 2천25억원에 이른다.

CJ푸드빌은 이미 앞서 지난해 2월 투썸플레이스의 지분 40%를 앵커에퀴티파트너스 등에 매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앵커에퀴티파트너스의 투썸플레이스 지분은 85%가 된다.

투썸플레이스는 지난해 매출 2천743억원, 영업이익 292억원을 기록한 커피전문점이다.

가맹사업 특성상 본사 실적만 집계된 것으로, 가맹점 매출을 합하면 9천억원 안팎에 이를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제분·제당 부문에서 쌓은 CJ의 노하우를 살려 커피 음료 외에도 케이크와 빵류에서 강세를 보이며 스타벅스와 이디야와 함께 커피전문점 브랜드 '빅 3'로 꼽힌다.

CJ그룹이 이처럼 알짜 브랜드를 매각한 데에는 CJ푸드빌의 적자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매각이 알려진 이 날 정성필 CJ푸드빌 대표는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CJ)푸드빌은 매년 적자 폭 확대로 인한 부채 비율 상승으로 외부 조달 자체가 어려워짐에 따라 투자 여력이 한계 상황을 넘었다"며 "신규 사업은 물론이고 기존 사업의 보완 투자조차 힘겨운 상태에 놓여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에 푸드빌과 투썸플레이스를 모두 살릴 수 있는 방법으로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CJ푸드빌은 국내 패밀리레스토랑 1세대로 꼽히는 빕스를 비롯해 이탈리안 레스토랑 '더 플레이스'와 한식 뷔페 '계절밥상'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시하는 외식 풍토와 경기 불황 등이 겹치며 적자에 허덕인 탓에 근 몇 년간 매장 수를 줄이는 등 살아남고자 안간힘을 써왔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이번 매각을 통해 확보된 지분으로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뚜레쥬르 등 나머지 사업 부문의 내실을 다지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베이커리와 외식 사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매각 후에도 지분 15%를 보유한 투썸플레이스의 2대 주주로서 독립해 사업하는 데 협조와 지원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