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보도…"보고서 요약본, 수사결과의 맥락과 실체를 완전히 포착못해"
"뮬러 특검, 법무장관에 편지보내 수사보고서 요약 불만 제기"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측의 공모 의혹을 수사한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윌리엄 바 법무장관에게 특검 보고서 요약본과 관련해 직접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30일(현지시간) 뮬러 특별검사가 바 장관에게 편지를 보내 그가 의회에 제출한 4쪽짜리 수사 보고서 편집본이 "수사결과의 맥락과 성격, 실체를 완전히 포착하지 못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WP는 뮬러 특검이 지난달 27일 바 장관에게 보낸 편지의 사본을 입수해 이같이 전했다.

WP에 따르면 뮬러 특검은 바 장관에게 보낸 편지에 "법무부가 24일 오후 늦게 의회에 제출해 대중에 공개된 요약본은 특검의 수사 작업과 결론의 맥락, 성격, 실체를 완전히 포착하지 못했다"고 적었다.

이어 "수사결과의 결정적인 측면과 관련해 대중적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며 "이는 법무부가 특검을 임명한 주된 목적인 수사결과에 대한 대중의 완전한 신뢰 보장을 크게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뮬러 특검은 바 장관에게 보고서 전체의 개정 작업을 기다리지 말고 도입부와 개요를 먼저 공개할 것도 요구했다.

그는 "지금 (도입부와 개요를) 공개해야 오해를 불식하고 수사결과의 성격에 대한 의회와 대중의 질문에 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바 장관은 지난달 24일 하원 법사위에 제출한 서한 형태의 수사 보고서 요약본에서 특검팀이 트럼프 캠프가 러시아 측과 공모한 혐의를 찾지 못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뮬러 특검, 법무장관에 편지보내 수사보고서 요약 불만 제기"
바 장관은 뮬러 특검의 편지를 받고 하루 뒤 뮬러 특검과 15분간 통화했다고 사법당국 관계자들이 WP에 전했다.

이 통화에서 뮬러 특검은 사법 방해 조사와 관련한 언론 보도가 잘못됐으며, 이로 인해 대중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음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 장관은 뮬러 특검이 자신이 의회에 제출한 서한을 '요약'이라고 부르는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방대한 분량의 보고서를 요약할 의도가 없었으며, 주된 결론에 대한 설명을 제공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당시 통화가 편지내용보다는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지만 두 사람은 앞으로 어떻게 일을 진행할지를 두고 이견을 보였다고 전했다.

케리 쿠펙 법무부 대변인은 "법무장관은 뮬러 특검의 편지를 받고 그에게 전화해 관련 사안을 논의했다"며 특검이 바 장관에게 편지를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

쿠펙 대변인은 "특검은 법무장관이 지난달 24일 의회에 제출한 서한(편집본)이 부정확하다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하지 않았다"며 바 장관은 보고서를 단편적으로 발표하는 것이 생산적이지 않다고 판단해 보고서 일부를 먼저 공개해 달라는 뮬러 특검의 요청을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뮬러 특검의 편지는 5월 1일 바 장관이 상원 법사위에 출석해 러시아 스캔들 조사에 대해 증언할 때 함께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