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셀프 디자인 홍콩 - 몰링

홍콩은 한국인이 사랑하는 여행지 중 하나다. 지난해 홍콩을 찾은 한국 방문객은 143만명에 달했다. 그중 82%는 개별자유여행객(FIT)이다. 여행 일정과 계획을 스스로 세우고 찾아다니는 것이 보편적인 홍콩 여행에서는 아는 것이 힘이다. 음식, 숙소, 나이트라이프, 쇼핑 등의 매력이 가득한 홍콩으로 떠나기 전에 분야별 최신 정보를 참고하자. 더욱 풍성하고 독특한 자신만의 일정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편집자 주)
K11에서 열린 원더팝 이벤트 현장. 사진=K11 제공
K11에서 열린 원더팝 이벤트 현장. 사진=K11 제공
몰링은 대형 복합쇼핑몰에서 외식이나 쇼핑, 영화감상 등을 동시에 즐기는 것을 말한다. 홍콩에서 몰링은 여행의 일부가 아니라 여행 그 자체에 가깝다. 쇼핑은 물론 도시에서 가장 트렌디한 레스토랑의 집합지이자 현지 예술가의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장이다. 도심의 한복판에 있어서 여행의 허브가 되기도 한다. 맛있는 딤섬을 먹고,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작품을 감상하고, 국내에는 생소한 디자이너의 제품을 입어볼 수 있는 곳. 아침부터 밤까지 끝없이 이어지는 즐거움을 몰링을 통해 느껴보자.
하버시티
하버시티
◇눈과 입이 호사를 누린다 - 하버시티

4개의 빌딩에 들어선 매장이 총 700여 개. 하버시티는 패션부터 라이프스타일 소품까지 국내에서 찾기 어려운 브랜드를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레인 크로포드 백화점은 멋쟁이들의 아지트다. 피규어 매장 핫토이는 등신대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 피규어 등을 선보인다. 마블 팬이라면 지갑을 열 수밖에 없다.

하버시티에는 100곳이 넘는 레스토랑과 카페가 입점해 있다. 패션으로 유명한 랄프로렌에서 운영하는 커피숍이 궁금하다면 하버시티로 가면 된다. 정통 상하이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예 상하이’나 라이프스타일 숍 무지의 카페에서 브런치를 즐기고 싶을 때도 하버시티를 찾으면 된다.
 하버시티의 오션 터미널 데크에서 바라본 석양. 사진=홍콩관광청 제공
하버시티의 오션 터미널 데크에서 바라본 석양. 사진=홍콩관광청 제공
하버시티에서도 가장 트렌디한 곳은 지난해 완공된 오션 터미널 데크에 모여 있다. 모두 11개 레스토랑이 있는데 가장 인기 높은 곳은 컨템포러리 광둥 요리를 선보이는 헥사(Hexa)다. 파스타로 만든 중국식 볶음밥, 반죽에 숯을 넣은 딤섬 등 기발하고 창의적인 요리가 가득하다.

홍콩 최고의 전망대에서 느긋한 시간을 보내기도 좋다. 오션 터미널 데크에서는 빅토리아 하버의 푸른 바다와 센트럴의 멋진 스카이라인이 한눈에 들어온다. 저녁이면 데크에 앉아 바다를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석양을 감상할 수 있다.

◇라이프스타일과 예술의 행복한 만남 - K11

홍콩 예술계의 유명 인사인 애드리언 챙이 설립한 쇼핑몰 ‘K11’은 ‘아트 콘셉트 몰’을 표방한다. K11은 촉망받는 홍콩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예술에 접근한다. 뻔한 문화 마케팅이 아니라 갤러리에 맞먹는 예술공간으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K11이 운영하는 문화 행사 또한 남다르다. 공원처럼 꾸며놓은 몰 입구의 야외공간 K11 피아자에서는 월 6~7회 정도 재즈 및 인디 록 공연과 예술영화 상영회가 열린다. 웹사이트를 통해 미리 좌석을 신청하면 쇼핑뿐 아니라 국내에서 좀처럼 접하기 힘든 음악과 영상도 즐길 수 있다.
K11 - 피아자. 사진=K11 제공
K11 - 피아자. 사진=K11 제공
K11은 쇼핑에도 예술적 감흥을 불어넣었다. 7개 층의 쇼핑몰 내에서 가장 주목할 것은 자체 편집 숍이다. 2층에 있는 K11 디자인 스토어의 셀렉션은 어지간한 디자인 박물관을 능가한다. 지구본부터 조명, 문구, 액세서리에 이르기까지 세계적인 디자인 대회에서 수상했거나 떠오르는 디자이너의 제품을 선정했다. 홍콩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레트로 디자인도 많아서 독특하고 감각적인 기념품 구입을 원하는 여행자들에게 최적이다.

슈퍼마켓 ‘넥스트 도어’ 또한 흥미로운 공간이다. 홍콩 셰프와의 협업을 통해 유기농 식재료를 소개한다. 예술과 장인정신, 자연주의를 멋진 감각으로 선보이는 K11은 현재 홍콩이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곳이다.

◇몰과 호텔, 공원을 연결하는 허브 - 퍼시픽 플레이스

홍콩을 대표하는 최고급 주상복합빌딩 퍼시픽 플레이스. 아일랜드 상그릴라, JW메리어트, 콘래드 등 특급호텔 세 곳과 연결되고 럭셔리한 쇼핑몰도 입주한 곳이다. 홍콩 섬에는 명품 매장이 많지만 퍼시픽 플레이스만큼 한가롭고 쾌적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곳은 찾기 어렵다. 매장 규모는 큰 반면 단체 관광객들의 방문이 적어 유동인구가 적기 때문이다. 덕분에 내부 곳곳의 음식점에서도 맛있는 시간을 한가롭게 즐길 수 있다.
퍼시픽 플레이스 내부 전경. 사진=홍콩관광청 제공
퍼시픽 플레이스 내부 전경. 사진=홍콩관광청 제공
홍콩 트렌드세터의 마음을 사로잡은 딤섬 라이브러리에서 매콤한 마라 소룡포를 맛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전 세계 컨템포러리 아티스트를 정기적으로 초대하는 PP 아트(PP ART) 전시를 둘러보는 것도 예술적 감흥을 북돋워준다. 퍼시픽 플레이스의 매력 중 하나는 열대우림의 매력과 청량한 공기, 식민지 시절의 고전 건축을 품은 ‘홍콩 공원’과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중국은행과 리포 센터 등 센트럴의 마천루를 볼 수 있는 훌륭한 전망대이기도 하다. 퍼시픽 플레이스에서 느긋하게 쇼핑을 마친 후 해가 저물 무렵 공원으로 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면 눈부신 야경이 기다리고 있다.

김명상 기자 t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