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크리스 조던 '아름다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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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안개 낀 아늑한 숲을 묘사한 그림 같은데, 나뭇잎이 보이지 않는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나무들은 실제가 아니다. 얇고 누런 무언가를 정교하게 쌓아 올려 나무처럼 보이게 한 것이다. 이 작품은 미국 사진가 크리스 조던의 사진전 ‘아름다움 너머’에 나온 작품 가운데 하나인 ‘슈퍼마켓 종이 가방들’인데, 종이백을 납작하게 펼쳐 놓고 옆에서 찍은 사진들을 모아 숲 형태를 만든 것이다.
작가는 114만 장의 사진으로 나무들을 만들었다. 미국에서 한 시간에 사용되는 종이가방 수를 나타낸 것이다. 나무를 잘라 만든 종이로 꾸민 상상의 숲이다. 그런데 생명의 숲이 아니라 소비의 숲, 파괴의 숲을 상징한다.
조던의 작품은 다층의 구조를 갖췄다. 가까이 갈수록, 새로운 의미와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다. 사진과 문학적 상상력을 결합한 그의 작품들은 사진예술의 가능성을 넓혔다. (성곡미술관 5일까지)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작가는 114만 장의 사진으로 나무들을 만들었다. 미국에서 한 시간에 사용되는 종이가방 수를 나타낸 것이다. 나무를 잘라 만든 종이로 꾸민 상상의 숲이다. 그런데 생명의 숲이 아니라 소비의 숲, 파괴의 숲을 상징한다.
조던의 작품은 다층의 구조를 갖췄다. 가까이 갈수록, 새로운 의미와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다. 사진과 문학적 상상력을 결합한 그의 작품들은 사진예술의 가능성을 넓혔다. (성곡미술관 5일까지)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