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 정당이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오스트리아가 3년간 65억유로(약 8조5000억원)의 세금을 깎아주는 대규모 감세안을 내놨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저소득층과 중위소득층의 소득세를 인하하고 법인세를 줄여주는 내용의 감세안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오스트리아 기업과 근로자는 내년부터 3년간 65억유로의 세금을 감면받는다.

정부는 소득세 최고세율을 현행 42%에서 40%로 낮추고 나머지 과세 등급도 세율을 각각 35%에서 30%, 25%에서 20%로 조정한다. 법인세율은 현행 25%에서 2022년 23%, 2023년 21%로 단계적으로 내릴 계획이다.

감세안 도입 취지에 대해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는 “우리는 선거공약을 지키고 저소득층과 중위소득층의 세금 부담을 덜어주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스트리아가 세율이 높은 국가가 됐기 때문에 감세가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재원 마련 계획은 따로 내놓지 않았다. 감세로 부족해진 재원은 기존의 재정 흑자분과 경제성장으로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연립정부의 한 축인 극우 자유당이 정치적으로 위기에 처하자 당근책인 대규모 감세안을 내놨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유당은 뉴질랜드 이슬람 사원 총격범의 후원을 받은 극우단체와 연결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