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애플로부터 받는 특허분쟁 합의금 최소 5조2000억원
미국의 반도체업체 퀄컴이 특허분쟁에 합의한 대가로 애플로부터 최소 45억달러(약 5조2천370억원)를 받는다.

스티브 몰런코프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한 인터뷰에서 지난달 이뤄진 합의로 받게 될 금액이 회계 처리에 따라 45억∼47억달러(5조4천699억원) 범위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합의금은 애플과 퀄컴이 2년여에 걸친 특허 소송을 마무리한 주요 합의 조건 3가지 중 하나다.

애플은 2017년 "퀄컴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과도한 로열티를 부과했고 10억 달러 리베이트도 지급하지 않았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후 대만 폭스콘 등 아이폰 협력업체들이 가세해 소송 규모는 최대 270억 달러로 불어났다.

퀄컴도 "기존 로열티 부과방식에 문제가 없으며 애플이 로열티 지급계약을 위반했다"며 70억 달러의 맞소송을 냈다.

양사는 지난달 공개변론을 본격화하던 중에 합의 사실을 발표하고 소송을 일괄 취하했다.

합의 금액과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투자은행 UBS는 애플의 지급액이 50억∼6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퀄컴은 이번 합의금에 애플은 물론이고 애플의 협력업체들과의 분쟁 해결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또한 양사는 6년짜리 라이선스 계약에도 합의했으며 퀄컴이 애플에 모뎀칩을 공급하는 수년짜리 계약도 맺기로 했다.

지난달 중순 애플과 합의한 이후 퀄컴 주가는 40% 이상 뛰어올랐다.

그러나 퀄컴의 올 회계연도 2분기(1∼3월) 실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퀄컴의 분기 조정 매출액과 이익은 각각 48억8천만달러, 주당 77센트로 시장 예상치 48억달러, 71센트를 웃돌았으나 총매출액은 49억8천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6% 감소했다.

다만 퀄컴은 애플 합의에 따라 3분기 매출액이 92억∼102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퀄컴과 애플이 합의 사실을 발표한 이후 현재 애플 아이폰에 모뎀을 공급하고 있는 인텔은 5세대 이동통신(5G) 칩 생산계획을 접는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몰런코프 CEO는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다른 사람들만큼이나 이 소식에 놀랐다"며 "우리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것(5G 칩)은 세계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칩 부문이고 모두가 해보려는 분야"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