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CC 크기는 쌀 한톨의 250분의 1 수준이다.
MLCC 크기는 쌀 한톨의 250분의 1 수준이다.
삼성전기에 핵심 사업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전자기기 내 전류 흐름 등을 돕는 부품)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다. 앞서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PLP) 사업부를 매각하면서 한숨 돌렸지만, MLCC 업황이 나빠진 상황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삼성전기 PLP 사업 양수를 확정했다. 삼성전기도 같은 날 이사회를 열어 PLP 사업을 삼성전자에 양도하기로 했다. 양도가는 7850억원이다.

PLP는 반도체 성능을 끌어올리는데 패키징 기술이 중요해지면서 그룹 차원에서 추진된 사업이다. 삼성전기는 PLP를 신규 사업으로 보고 그간 5000억~60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PLP 사업부를 '양날의 검'으로 인식해왔다. 미래 먹거리라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지속적인 투자에도 뚜렷한 수익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PLP 사업부 양도는 삼성전기에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선택과 집중의 결과라는 것이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성장동력으로 생각했던 PLP 사업은 일정 수준에 오르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대규모 투자가 동반돼야 한다"며 "사업 양도로 단기적으로 관련 적자가 줄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MLCC 등의 주력 사업의 투자 재원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제 문제는 MLCC다. 수요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재고가 쌓이고 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의 MLCC 재고가 1분기에 크게 많아졌다"며 "유통망 재고가 일부 감소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짚었다.

이어 "여기에 삼성전기는 중국 천진 공장의 조기 생산량 확대를 시도하고 있고, 일본 무라타는 지난해보다 증가한 생산량 계획을 발표하는 등 업체들의 증설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하지만 스마트폰과 자동차 관련 수요 전망은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MLCC 업황의 반등은 하반기에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MLCC 업황의 급반등을 기대하기는 이르지만 바닥에 임박했다"며 "5G(5세대 통신) 관련 MLCC 수요 증가가 나타나는 등 3분기부터는 소폭의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오전 10시29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기는 전날보다 1000원(0.92%) 하락한 10만7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