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이도 군사봉기 결말은…혼돈의 베네수엘라 앞날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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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이탈 미미하고 반정부 시위 예상보다 소규모…"현시점에선 실패"
마두로 권력장악도 불안…軍내부에서 '어느 편들까' 물밑논의 가능성
미국 등 국제사회 움직임도 관건…트럼프, 추가제재·군사옵션 꺼낼까 베네수엘라 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됐던 1일(현지시간)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예상외로 큰 동력을 얻지 못한 채 끝나면서 앞으로 베네수엘라 사태 진전이 주목된다.
일단, 베네수엘라의 임시대통령을 자처하는 과이도 의장이 이끄는 정권 퇴진 운동이 동력을 잃고 오히려 마두로 대통령의 장악력만 높여준 게 아니냐는 시선이 있는가 하면 군사봉기 시도가 완전히 실패했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반론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과이도 의장은 1일(현지시간) 이틀째 군부에 '전향'을 촉구하며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려 했으나,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에 등을 돌린 군 병력은 극소수였다.
거리로 나온 반정부 시위대도 수천 명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일단 현시점에서 전국적으로 민·군이 함께하는 대규모 봉기를 일으키겠다는 과이도의 계획은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데이비드 스마일드 워싱턴중남미연구소(WOLA) 연구원은 가디언에 "야권이 그 전보다 약해졌다는 점에서 볼 때 이것은 명백한 실패"라며 "과이도는 자신의 연설이 마두로를 무너뜨릴 만큼 대규모 이탈 사태를 촉발할 것으로 기대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과이도에 호응한 고위급 인사는 베네수엘라 비밀경찰(SEBIN)의 수장인 마누엘 리카르도 크리스토퍼 피게라 한 명에 불과했다. 반정부 봉기 시도가 수포로 돌아가면서 과이도가 체포 위기에 놓였다는 관측도 나오는가 하면 그의 '정치적 멘토'이자 야당의 유력 지도자인 레오폴도 로페스가 스페인 대사관으로 피신하는 악재도 불거졌다.
이를 두고 스마일드 연구원은 "아마도 가장 강력한 타격이 될 것"이라면서 "상징적 영웅이자 이번 반정부 운동의 순교자가 지금으로서는 베네수엘라 영토 안에서 싸우는 것을 포기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정국 주도권이 마두로 현 대통령에게 완전히 넘어갔다고 보기는 어렵다.
마두로 정부가 아직 야권 지도자들을 완전히 탄압하거나 시위대에 특별한 위협을 가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스스로의 약점을 드러낸 신호라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베네수엘라 고문을 지낸 벤저민 게던은 "과이도의 반정부 운동이 완전히 KO된 것은 아니다"며 "영토 전체를 장악하고 군사력을 독점한 독재자를 몰아내는 일은 어렵지만, 정권교체는 예상외로 빨리 일어나곤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권이 내일 당장 무너진다고 예언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두로가 권력 장악에 특별히 자신 있어 한다는 신호를 볼 수도 없다"며 "마두로가 밤에 편안히 잘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과이도의 영국 특사인 바네사 네우만도 가디언에 "이것은 느린 보아뱀의 움직임과 같다.
단지 몇 시간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아직 마두로 정권에 충성을 바치는 것처럼 보이는 군부가 물밑에서는 어느 편을 들어야 하는지를 놓고 치열한 논의를 벌이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국의 전직 외교관인 에릭 판스워스는 브라질, 콜롬비아 등 이웃 나라가 베네수엘라 군 지휘부 내부의 이런 논의에서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베네수엘라 군 지휘부에서 균열이 일어나는 것으로 믿고 있다며 "최고위층의 누군가가 진영을 바꾼다면 정부가 무너지는 일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사태의 향방에는 라틴아메리카의 인접국뿐 아니라 미국과 러시아 등 국제 열강의 스탠스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과이도 의장을 적극 지지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역할이 주목된다.
초당적인 지지를 받는 몇 안 되는 외교 분야 현안인 베네수엘라 정책을 내년 재선의 열쇠로 삼으려 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잇단 제재로 마두로 정권의 '돈줄'을 조이고 있는 미국이 베네수엘라 은행과 기업들에 추가 제재를 가하거나,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와 거래하는 외국 기업들에 '세컨더리 제재'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진단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은 '모든 옵션'을 운운하며 군사 행동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국제적인 무력 충돌로 비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로이터는 세계 각지의 무력 분쟁에서 발을 빼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서 새로운 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낮고, 미국 정부가 여전히 외교와 경제적 압박을 마두로 정권을 무너뜨릴 최선의 방법으로 여긴다고 전했다.
만약 미국이 무력 사용을 결심한다면 최근 베네수엘라에 무기와 수백 명의 병력을 파견한 러시아와의 충돌도 불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마두로 권력장악도 불안…軍내부에서 '어느 편들까' 물밑논의 가능성
미국 등 국제사회 움직임도 관건…트럼프, 추가제재·군사옵션 꺼낼까 베네수엘라 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됐던 1일(현지시간)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예상외로 큰 동력을 얻지 못한 채 끝나면서 앞으로 베네수엘라 사태 진전이 주목된다.
일단, 베네수엘라의 임시대통령을 자처하는 과이도 의장이 이끄는 정권 퇴진 운동이 동력을 잃고 오히려 마두로 대통령의 장악력만 높여준 게 아니냐는 시선이 있는가 하면 군사봉기 시도가 완전히 실패했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반론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과이도 의장은 1일(현지시간) 이틀째 군부에 '전향'을 촉구하며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려 했으나,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에 등을 돌린 군 병력은 극소수였다.
거리로 나온 반정부 시위대도 수천 명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일단 현시점에서 전국적으로 민·군이 함께하는 대규모 봉기를 일으키겠다는 과이도의 계획은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데이비드 스마일드 워싱턴중남미연구소(WOLA) 연구원은 가디언에 "야권이 그 전보다 약해졌다는 점에서 볼 때 이것은 명백한 실패"라며 "과이도는 자신의 연설이 마두로를 무너뜨릴 만큼 대규모 이탈 사태를 촉발할 것으로 기대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과이도에 호응한 고위급 인사는 베네수엘라 비밀경찰(SEBIN)의 수장인 마누엘 리카르도 크리스토퍼 피게라 한 명에 불과했다. 반정부 봉기 시도가 수포로 돌아가면서 과이도가 체포 위기에 놓였다는 관측도 나오는가 하면 그의 '정치적 멘토'이자 야당의 유력 지도자인 레오폴도 로페스가 스페인 대사관으로 피신하는 악재도 불거졌다.
이를 두고 스마일드 연구원은 "아마도 가장 강력한 타격이 될 것"이라면서 "상징적 영웅이자 이번 반정부 운동의 순교자가 지금으로서는 베네수엘라 영토 안에서 싸우는 것을 포기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정국 주도권이 마두로 현 대통령에게 완전히 넘어갔다고 보기는 어렵다.
마두로 정부가 아직 야권 지도자들을 완전히 탄압하거나 시위대에 특별한 위협을 가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스스로의 약점을 드러낸 신호라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베네수엘라 고문을 지낸 벤저민 게던은 "과이도의 반정부 운동이 완전히 KO된 것은 아니다"며 "영토 전체를 장악하고 군사력을 독점한 독재자를 몰아내는 일은 어렵지만, 정권교체는 예상외로 빨리 일어나곤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권이 내일 당장 무너진다고 예언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두로가 권력 장악에 특별히 자신 있어 한다는 신호를 볼 수도 없다"며 "마두로가 밤에 편안히 잘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과이도의 영국 특사인 바네사 네우만도 가디언에 "이것은 느린 보아뱀의 움직임과 같다.
단지 몇 시간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아직 마두로 정권에 충성을 바치는 것처럼 보이는 군부가 물밑에서는 어느 편을 들어야 하는지를 놓고 치열한 논의를 벌이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국의 전직 외교관인 에릭 판스워스는 브라질, 콜롬비아 등 이웃 나라가 베네수엘라 군 지휘부 내부의 이런 논의에서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베네수엘라 군 지휘부에서 균열이 일어나는 것으로 믿고 있다며 "최고위층의 누군가가 진영을 바꾼다면 정부가 무너지는 일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사태의 향방에는 라틴아메리카의 인접국뿐 아니라 미국과 러시아 등 국제 열강의 스탠스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과이도 의장을 적극 지지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역할이 주목된다.
초당적인 지지를 받는 몇 안 되는 외교 분야 현안인 베네수엘라 정책을 내년 재선의 열쇠로 삼으려 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잇단 제재로 마두로 정권의 '돈줄'을 조이고 있는 미국이 베네수엘라 은행과 기업들에 추가 제재를 가하거나,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와 거래하는 외국 기업들에 '세컨더리 제재'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진단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은 '모든 옵션'을 운운하며 군사 행동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국제적인 무력 충돌로 비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로이터는 세계 각지의 무력 분쟁에서 발을 빼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서 새로운 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낮고, 미국 정부가 여전히 외교와 경제적 압박을 마두로 정권을 무너뜨릴 최선의 방법으로 여긴다고 전했다.
만약 미국이 무력 사용을 결심한다면 최근 베네수엘라에 무기와 수백 명의 병력을 파견한 러시아와의 충돌도 불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