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 2일 오후 3시 42분

지난해 외부감사인으로부터 내부회계관리제도가 적정하지 않다는 의견을 받은 상장사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 2년 연속 비적정 의견을 받은 코스닥기업은 상장폐지 후보에 오르는 만큼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삼정KPMG는 상장사의 2018년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검토의견을 분석한 결과 비적정 의견을 받은 기업이 총 56곳으로 집계됐다고 2일 발표했다. 전년(38곳)에 비해 18곳(47%) 증가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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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회계관리제도란 재무제표 오류와 부정 등을 막기 위해 재무와 관련된 회사 업무를 관리·통제하는 내부 통제 시스템을 말한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에 한해 내부회계관리 비적정 기업을 ‘투자주의환기’ 종목으로 지정하고 2년 연속 비적정을 받으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 올린다.

작년에 비적정을 받은 기업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0곳, 코스닥 상장사 46곳이다. 코스닥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내부통제시스템과 재무 관련 조직의 전문성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원재료 구매 계약서를 제 3의 부서에서 검증하지 않고 구매부서에서만 결제하는 식으로 내부통제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코스닥 상장사가 많았다고 삼정KPMG는 지적했다.

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정 상장사 수는 지난해 재무제표 비적정 상장사(33곳)보다 많았다. 코스닥 상장사인 엘앤케이바이오도 재무제표에 대해선 적정의견을 받았지만 내부회계관리제도는 2년 연속 비적정을 받았다.

이 회사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됐다. 김유경 삼정KPMG 감사위원회 지원센터(ACI) 리더는 “내부회계관리는 재무 신뢰성을 가늠하는 신호로 볼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이 유의깊게 살펴야한다”며 “기업들도 강화된 관련 법규를 준수해 내부회계관리제도를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검증 수준은 더욱 강화된다. 2019년 감사보고서부터는 내부회계관리에 대해 외부감사인의 ‘검토의견’이 아닌 ‘감사의견’을 받게 된다.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에 우선 적용하고 2023년부턴 전체 상장사로 확대된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