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일 피지 난디의 웨스틴호텔에서 열린 한·중·일 재무장관 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아소 다로 일본 재무장관, 류쿤 중국 재정장관, 첸위루 중국 인민은행 부총재, 홍 부총리, 이 총재.  /한국은행  제공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일 피지 난디의 웨스틴호텔에서 열린 한·중·일 재무장관 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아소 다로 일본 재무장관, 류쿤 중국 재정장관, 첸위루 중국 인민은행 부총재, 홍 부총리, 이 총재. /한국은행 제공
한국 중국 일본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국가들이 아시아 지역에서 외환위기가 발생할 경우 위안화나 엔화를 통한 지원도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에 합의했다. 아시아 기축통화국의 위상을 확보하려는 중국은 보폭을 한층 넓힐 수 있게 됐다.

2일 피지 난디에서 열린 한·중·일+아세안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 공여 시 역내통화 활용에 관한 일반지침’에 합의했다.

CMIM은 한·중·일 및 아세안 국가 중 한 곳에 외환위기가 발생하면 다른 나라들이 공동으로 지원하는 내용의 다자간 통화스와프 협정이다. 이번 합의는 앞으로 위기 발생국을 지원할 때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달러 지원과 별개로 아시아 역내통화도 활용하자는 것이다. 사실상 위안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합의서는 다만 “역내통화 활용은 수요에 기반을 둬야 하며 지원 요청국과 지원국 양쪽의 자발성에 기초를 두고 시행돼야 한다”고 명시했다. 외환위기 당사국의 의지와 무관하게 일방적으로 위안화 등을 통한 지원이 이뤄지는 것을 방지하려는 취지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