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통·식품업체들이 젊은 세대의 신조어를 활용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야민정음’ ‘급식체’ ‘초성체’를 마케팅에 이용하고 있다. 맛과 재미를 결합해 젊은 소비자를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제품명이 된 야민정음·급식체·초성체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출시한 샴푸에 ‘밤감샴(밤에 감아도 좋은 샴푸)’이라는 별명을 붙여 대대적인 광고를 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주요 소비층인 10~20대의 감성에 맞춰 초성으로 상품 이름을 짓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그들의 언어를 활용해 눈길을 끄는 건 이젠 필수”라고 설명했다.

쓱닷컴은 이를 브랜드로 만들어버린 사례다. 2016년 처음 등장한 ‘쓱’ 광고는 ‘SSG’의 발음을 활용해 ‘쓱 왔다’는 방식으로 온라인 배송을 강조했다. 쓱 광고가 좋은 반응을 얻자 모든 자음을 ‘ㅅㅅㄱ’ 순으로 바꿔 끼워넣어 ‘신선한데’는 ‘식석갓세’로, ‘믿음이 확 가네’는 ‘싯슷기 솩 가세’로 표현한 광고도 내놨다. 롯데면세점은 회사의 영문명 첫 글자 ‘LDF’를 딴 ‘냠’ 광고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알파벳을 재배치하면 한글 ‘냠’으로 보인다는 점을 활용했다. LF는 브랜드 영문 이름이 한글 ‘냐’처럼 보인다는 데 착안해 ‘냐’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줄임말도 중요한 키워드다. 10~20대들은 메신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자주 사용하는 만큼 실제 언어생활에서도 문장이나 구절을 최대한 짧게 줄여쓰는 경우가 많다. 이슬기 제일기획 제작팀장은 “요즘 청소년들은 SNS 채팅 등을 통해 초성체와 줄임말로 소통하는 데 익숙하다”며 “기업들은 신조어를 활용해 오래된 브랜드 이미지를 신선하게 바꾸려고 한다”고 말했다.

① 뇌(腦)와 오피셜(official·공식 입장)의 합성어. 자기 머리에서 나온 생각을 사실이나 검증된 것인 양 말하는 행위.
② ‘존맛탱구리’라는 의미로 ‘매우 맛있다’는 뜻. 자매어로 ‘JMT(존맛탱)’이 있다.
③ ‘오~ 놀 줄 아는 놈인가?’의 준말.
④ ‘자연스런 만남을 추구한다’는 의미. 소개팅이나 미팅을 통한 만남은 사양. 자매어로 ‘인만추(인위적인 만남을 추구)’ ‘아만추(아무나의 만남을 추구)’도 있다.
⑤ ‘공부와 삶의 균형(study and life balance)’이라는 의미다.
⑥ ‘고양이’라는 의미다. 강아지를 ‘멈뭄미’로 부르는 경우도 있다.
⑦ 심남·짝남은 ‘내가 짝사랑하는 남자’, 심녀·짝녀는 ‘내가 짝사랑하는 여성’을 가리키는 말이다.
⑧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줄임말이다. ‘겜알못(게임 알지도 못하는 사람)’ ‘영알못(영어 알지도 못하는 사람)’과 같이 쓰인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