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 "노동시장 경직성 부른 호봉제 폐지 고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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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밀레니엄포럼
최저임금 받을 사람뿐 아니라
주는 사람 입장까지 고려해야
내년에는 많이 올릴 수 없을 것
최저임금 받을 사람뿐 아니라
주는 사람 입장까지 고려해야
내년에는 많이 올릴 수 없을 것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문성현 위원장(사진)은 2일 “호봉제 임금체계는 근로자 간 임금 격차를 확대하고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강화하고 있다”며 “호봉제는 장점도 있지만 이제는 (폐지를) 근본적으로 고민해볼 때가 됐다”고 말했다. 대기업 노동조합의 기득권을 깨고 미래형 노사관계로 가는 방편으로 임금체계 개편을 제안한 것이다.
문 위원장은 이날 현대경제연구원과 한국경제신문사가 서울 반얀트리호텔에서 연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광주형 일자리에 호봉제가 아니라 직무급제 모델이 포함된 이유”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이어 대기업 정규직 노조를 향해 “아들·딸 세대 일자리를 위해서라도 임금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고도 했다.
최근 2년간 29.1%나 오른 최저임금과 관련해선 “최저임금은 (임금을) 받는 사람뿐만 아니라 주는 사람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며 “내년도 최저임금은 누가 어떻게 심의하더라도 많이 올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대화에 불참하고 있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을 향해서는 “주고받을 준비와 용기가 없으면 사회적 대화에 들어와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최근 경사노위 본위원회를 보이콧하고 있는 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를 겨냥해서는 “내 생각만 맞고 다른 사람은 틀렸다고 하는 분들은 경사노위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경사노위는 지난달 29일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합의안과 국민연금개혁특별위원회의 활동시한 연장안 의결을 추진했지만 “탄력근로제 확대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이들 세 명의 반대로 부결됐다.
"아들·딸 세대 일자리 위해서라도 대기업 노조 기득권 내려놔야"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2일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아들·딸 세대의 일자리를 위해서라도 대기업 정규직 중심의 노동조합이 임금인상을 자제하고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그 핵심인 현대자동차 노조는 (자신들의 이익이 침해당할까봐) 연봉 3500만원의 광주형 일자리 사업을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에 불참하고 있는 민주노총과 본위원회 의결을 ‘보이콧’하고 있는 계층별(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에 대해서는 “사회적 대화의 첫 번째 덕목은 주고받는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라며 “이를 거부한다면 경사노위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식물상태지만 경사노위 존재의 이유는 격차 해소”라고 거듭 강조했다. 문 위원장은 “인생을 걸고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는데 지금 와서 보니 대기업 정규직과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임금 차이가 100 대 50 정도로 벌어졌다”며 “40년 전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이런 노동운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전에도 이런 얘기를 했더니 민주노총에서 ‘그런 말 할 거면 우리 출신이라고 하지 마라’고 하더라”며 “다시 말하지만 내 진심”이라고 덧붙였다.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노동계에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요구하며 한국을 노동기본권 후진국이라고 하는 데 동의할 수 없다. 노사관계 후진국이다.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 규정은 한국에만 있다. 노동계 단결권이 확대되는 만큼 경영계의 방어권도 보장해야 하는 것 아닌가.
▷문 위원장=해고·실업자의 노조활동을 보장하라는 공익위원안도 개별 기업단위 노사문제에는 관여하지 말라는 것이다. 부당노동행위는 대부분 중소기업 노사관계에서 발생한다. 노동계가 요구하는 사측의 손해배상 책임 가압류 문제와 함께 논의하면 길이 있다고 본다. 조만간 한국노총과 협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경사노위 공익위원도 친(親)노동 성향인데다 정부도 노동계에 기울어져 있다. 위원회마다 3분의 2가 친노동이다. 모든 사회적 대화는 등가의 거래가 이뤄지는 비용중립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사회안전망위원회 등의 논의는 노사가 주고받는 내용은 없이 정부 재정만 뜯어낸다는 비판도 있다.
▷문 위원장=경사노위 공익위원들에게 항상 “당신들의 역할은 노사가 주고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일”이라고 강조해왔다. 내 생각만 맞고 다른 사람의 의견은 틀렸다고 말하는 공익위원도 일부 있는데 그런 사람들에게는 공익위원을 그만두라고 했다. 더욱 균형 있는 사회적 대화가 되도록 잘 챙기겠다.
▷유경준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행보로 인천국제공항을 찾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했다. 하지만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개념은 한국에만 있다. 2002년 노사정위원회에서 비정규직의 정의와 범주에 대한 합의를 했는데 이후 17년째 그대로다. 결자해지 차원에서라도 경사노위가 용어 정의부터 다시 했으면 한다.
▷문 위원장=유럽의 연간 근로시간이 짧은 것은 그만큼 단시간 근로자가 많기 때문이다. 많은 나라에서 일상화돼 있는 단시간 근로를 모두 비정규직이라고 볼 수는 없다. 통계문제는 정확하게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와 더불어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일하는 시간이 줄어든 만큼 노동생산성 향상도 고민해야 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으로 현재 비정규직으로 있는 사람들은 축제 분위기다. 하지만 5년 정도 지나도 이 정책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졸업을 앞둔 후배들은 일자리 자체가 없어질 것을 걱정한다. 다음 세대 일자리를 빼서 지금 나눠먹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취업준비생이나 대학생의 의견을 듣는 통로가 마련돼야 한다.
▷문 위원장=미래 일자리에 대해서는 고민을 더 하겠다. 청년의 경우 조직화되지 않아서 목소리를 모으기 쉽지 않다. 그래도 청년 대표를 사회적 대화에 참여시켜 봤는데 대화는 안 하고 정치를 하고 있어 아쉽다. 청년 대표에게 (대화할)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빠지라고 했는데 역할을 잘하겠다며 거부했다.
▷윤희숙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경사노위 산하 ‘디지털전환과 노동의 미래 위원회’에 공익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경사노위 위원장은 중립적이라지만 예민한 현안을 다루는 위원회는 대부분 노사 합의가 아니라 결론이 미리 정해진 공익위원안으로 결과를 낸다. 이렇다 보니 사회적 대화에 대한 신뢰는 더 떨어지는 게 아닌가.
▷문 위원장=노사정 대화를 하다 보면 추상적인 합의는 아주 쉽다. 하지만 현안이 예민하거나 디테일로 접근하면 합의가 어려워진다. 추상적 수준에서라도 합의를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만든 것이 ‘디지털전환위원회’다. 플랫폼 비즈니스 관련 전문가를 늘리는 방안을 고민하겠다.
▷정영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위원장께서 제조업 노사관계가 중요하다고 했는데, 제조업은 이미 사회간접자본화됐다. 앞으로는 모든 비즈니스가 플랫폼화할 텐데 지금과 같은 노사관계를 가져가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
▷문 위원장=동의한다. 우리 노동시장 경직성의 주원인이 호봉제 임금체계다. 자동적으로 임금이 오르니 한 10년 근무하면 그동안 오른 임금과 퇴직금 때문에 나가지 않는다. 호봉제의 장점도 있지만 미래 일자리, 특히 플랫폼 비즈니스가 활성화됨에 따라 현행 임금체계의 근본적 문제에 대해 고민해볼 때가 왔다고 본다.
▷김동열 중소기업연구원장=소상공인 대표가 청와대에 가서 대통령에게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해달라고 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다. 인력난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 병역특례 같은 파격적인 정책 마련 방안도 경사노위에서 논의해달라.
▷문 위원장=최저임금은 중소기업이나 영세 소상공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저임금, 즉 임금의 바닥을 올리면 그 위로 순차적으로 올려줘야 하기 때문에 ‘총임금지급 능력’의 문제다. 그런 면에서 사실상 대한민국에서 최저임금 논쟁은 거의 끝났다고 본다. 내년 최저임금은 많이 올리지 못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최저임금 결정체계 이원화도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노사관계 외에도 규제, 상속세, 법인세 등의 부담으로 기업들이 사업을 접거나 해외로 나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중소기업의 가업승계를 어렵게 하는 상속세 문제 등 기업 경영환경을 개선하는 의제들도 논의됐으면 한다. 국회에선 논의가 잘 안된다. 경사노위에서 정리를 해줄 수 있나.
▷문 위원장=노사가 합의하지 않고 국회에 넘기는 것은 좋지도 않고, 넘어가더라도 통과가 잘 안된다. 가장 좋은 것은 노사가 합의를 보는 것이지만, 안되는 것은 안되는 대로 정리를 해보려고 한다. 기업들도 노동시장 격차 해소, 노사관계 개선 등에 대해 각 사업장 내에서 노력해야 한다. 노동계를 설득하는 것은 내가 해보겠다.
백승현/김익환 기자 argos@hankyung.com
문 위원장은 이날 현대경제연구원과 한국경제신문사가 서울 반얀트리호텔에서 연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광주형 일자리에 호봉제가 아니라 직무급제 모델이 포함된 이유”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이어 대기업 정규직 노조를 향해 “아들·딸 세대 일자리를 위해서라도 임금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고도 했다.
최근 2년간 29.1%나 오른 최저임금과 관련해선 “최저임금은 (임금을) 받는 사람뿐만 아니라 주는 사람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며 “내년도 최저임금은 누가 어떻게 심의하더라도 많이 올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대화에 불참하고 있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을 향해서는 “주고받을 준비와 용기가 없으면 사회적 대화에 들어와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최근 경사노위 본위원회를 보이콧하고 있는 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를 겨냥해서는 “내 생각만 맞고 다른 사람은 틀렸다고 하는 분들은 경사노위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경사노위는 지난달 29일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합의안과 국민연금개혁특별위원회의 활동시한 연장안 의결을 추진했지만 “탄력근로제 확대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이들 세 명의 반대로 부결됐다.
"아들·딸 세대 일자리 위해서라도 대기업 노조 기득권 내려놔야"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2일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아들·딸 세대의 일자리를 위해서라도 대기업 정규직 중심의 노동조합이 임금인상을 자제하고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그 핵심인 현대자동차 노조는 (자신들의 이익이 침해당할까봐) 연봉 3500만원의 광주형 일자리 사업을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에 불참하고 있는 민주노총과 본위원회 의결을 ‘보이콧’하고 있는 계층별(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에 대해서는 “사회적 대화의 첫 번째 덕목은 주고받는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라며 “이를 거부한다면 경사노위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식물상태지만 경사노위 존재의 이유는 격차 해소”라고 거듭 강조했다. 문 위원장은 “인생을 걸고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는데 지금 와서 보니 대기업 정규직과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임금 차이가 100 대 50 정도로 벌어졌다”며 “40년 전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이런 노동운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전에도 이런 얘기를 했더니 민주노총에서 ‘그런 말 할 거면 우리 출신이라고 하지 마라’고 하더라”며 “다시 말하지만 내 진심”이라고 덧붙였다.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노동계에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요구하며 한국을 노동기본권 후진국이라고 하는 데 동의할 수 없다. 노사관계 후진국이다.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 규정은 한국에만 있다. 노동계 단결권이 확대되는 만큼 경영계의 방어권도 보장해야 하는 것 아닌가.
▷문 위원장=해고·실업자의 노조활동을 보장하라는 공익위원안도 개별 기업단위 노사문제에는 관여하지 말라는 것이다. 부당노동행위는 대부분 중소기업 노사관계에서 발생한다. 노동계가 요구하는 사측의 손해배상 책임 가압류 문제와 함께 논의하면 길이 있다고 본다. 조만간 한국노총과 협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경사노위 공익위원도 친(親)노동 성향인데다 정부도 노동계에 기울어져 있다. 위원회마다 3분의 2가 친노동이다. 모든 사회적 대화는 등가의 거래가 이뤄지는 비용중립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사회안전망위원회 등의 논의는 노사가 주고받는 내용은 없이 정부 재정만 뜯어낸다는 비판도 있다.
▷문 위원장=경사노위 공익위원들에게 항상 “당신들의 역할은 노사가 주고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일”이라고 강조해왔다. 내 생각만 맞고 다른 사람의 의견은 틀렸다고 말하는 공익위원도 일부 있는데 그런 사람들에게는 공익위원을 그만두라고 했다. 더욱 균형 있는 사회적 대화가 되도록 잘 챙기겠다.
▷유경준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행보로 인천국제공항을 찾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했다. 하지만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개념은 한국에만 있다. 2002년 노사정위원회에서 비정규직의 정의와 범주에 대한 합의를 했는데 이후 17년째 그대로다. 결자해지 차원에서라도 경사노위가 용어 정의부터 다시 했으면 한다.
▷문 위원장=유럽의 연간 근로시간이 짧은 것은 그만큼 단시간 근로자가 많기 때문이다. 많은 나라에서 일상화돼 있는 단시간 근로를 모두 비정규직이라고 볼 수는 없다. 통계문제는 정확하게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와 더불어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일하는 시간이 줄어든 만큼 노동생산성 향상도 고민해야 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으로 현재 비정규직으로 있는 사람들은 축제 분위기다. 하지만 5년 정도 지나도 이 정책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졸업을 앞둔 후배들은 일자리 자체가 없어질 것을 걱정한다. 다음 세대 일자리를 빼서 지금 나눠먹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취업준비생이나 대학생의 의견을 듣는 통로가 마련돼야 한다.
▷문 위원장=미래 일자리에 대해서는 고민을 더 하겠다. 청년의 경우 조직화되지 않아서 목소리를 모으기 쉽지 않다. 그래도 청년 대표를 사회적 대화에 참여시켜 봤는데 대화는 안 하고 정치를 하고 있어 아쉽다. 청년 대표에게 (대화할)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빠지라고 했는데 역할을 잘하겠다며 거부했다.
▷윤희숙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경사노위 산하 ‘디지털전환과 노동의 미래 위원회’에 공익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경사노위 위원장은 중립적이라지만 예민한 현안을 다루는 위원회는 대부분 노사 합의가 아니라 결론이 미리 정해진 공익위원안으로 결과를 낸다. 이렇다 보니 사회적 대화에 대한 신뢰는 더 떨어지는 게 아닌가.
▷문 위원장=노사정 대화를 하다 보면 추상적인 합의는 아주 쉽다. 하지만 현안이 예민하거나 디테일로 접근하면 합의가 어려워진다. 추상적 수준에서라도 합의를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만든 것이 ‘디지털전환위원회’다. 플랫폼 비즈니스 관련 전문가를 늘리는 방안을 고민하겠다.
▷정영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위원장께서 제조업 노사관계가 중요하다고 했는데, 제조업은 이미 사회간접자본화됐다. 앞으로는 모든 비즈니스가 플랫폼화할 텐데 지금과 같은 노사관계를 가져가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
▷문 위원장=동의한다. 우리 노동시장 경직성의 주원인이 호봉제 임금체계다. 자동적으로 임금이 오르니 한 10년 근무하면 그동안 오른 임금과 퇴직금 때문에 나가지 않는다. 호봉제의 장점도 있지만 미래 일자리, 특히 플랫폼 비즈니스가 활성화됨에 따라 현행 임금체계의 근본적 문제에 대해 고민해볼 때가 왔다고 본다.
▷김동열 중소기업연구원장=소상공인 대표가 청와대에 가서 대통령에게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해달라고 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다. 인력난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 병역특례 같은 파격적인 정책 마련 방안도 경사노위에서 논의해달라.
▷문 위원장=최저임금은 중소기업이나 영세 소상공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저임금, 즉 임금의 바닥을 올리면 그 위로 순차적으로 올려줘야 하기 때문에 ‘총임금지급 능력’의 문제다. 그런 면에서 사실상 대한민국에서 최저임금 논쟁은 거의 끝났다고 본다. 내년 최저임금은 많이 올리지 못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최저임금 결정체계 이원화도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노사관계 외에도 규제, 상속세, 법인세 등의 부담으로 기업들이 사업을 접거나 해외로 나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중소기업의 가업승계를 어렵게 하는 상속세 문제 등 기업 경영환경을 개선하는 의제들도 논의됐으면 한다. 국회에선 논의가 잘 안된다. 경사노위에서 정리를 해줄 수 있나.
▷문 위원장=노사가 합의하지 않고 국회에 넘기는 것은 좋지도 않고, 넘어가더라도 통과가 잘 안된다. 가장 좋은 것은 노사가 합의를 보는 것이지만, 안되는 것은 안되는 대로 정리를 해보려고 한다. 기업들도 노동시장 격차 해소, 노사관계 개선 등에 대해 각 사업장 내에서 노력해야 한다. 노동계를 설득하는 것은 내가 해보겠다.
백승현/김익환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