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재계 11~30위 CEO 만나자"…기업들 '걱정반 기대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사진)이 오는 23일 재계 11~30위 그룹 대표들을 만난다. 2일 경제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해 5월 김 위원장과 만난 10대 그룹을 제외한 30대 그룹에 회동 날짜를 통보했다.

한진과 CJ, 부영, LS, 대림, 에쓰오일, 미래에셋, 현대백화점, 영풍, 대우조선해양, 한국투자금융, 효성, OCI, KCC, 교보생명, 코오롱, 하림 등이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대 그룹 회동 때처럼 전문경영인들이 주로 참석할 전망이다. 지난해엔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김준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 하현회 LG 부회장(당시 직급 기준) 등이 참석했다. 롯데와 GS, 한화, 현대중공업, 신세계, 두산 등의 대표도 지난해 회동에 함께했다.

공정위는 기업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2019년 공정위 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비즈니스 측면에서 더 어려운 10대 그룹 외의 대기업과 4~5월께 만나 실질적 고충과 자발적 개선 노력을 자유롭게 듣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대상 기업 관계자들은 “김 위원장의 말대로 기업들의 고충과 노력을 듣고 이해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며 “이번 회동이 공정위와 경제계의 이견을 좁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난해 5월 회동 상황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5월 10대 그룹 대표와의 회동에서 삼성그룹을 겨냥해 지배구조를 개편하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경제계 관계자는 “이번에도 김 위원장이 지배구조 개편 등을 강하게 언급하면 기업으로서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생산적인 자리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