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수사권 조정' 반발에 경고 날린 박상기
박상기 법무부 장관(사진)은 3일 “검찰의 수사 관행과 권한은 견제와 균형에 맞도록 재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에 반대해온 문무일 검찰총장과 상반된 의견을 드러낸 것으로 두 기관 간 갈등이 다시 불거질 조짐이다.

박 장관은 이날 수원고검 개청식에 참석해 “검찰은 경찰에 대한 각종 영장청구권과 기소권을 독점적으로 갖고 있어 큰 틀에서 사법적 통제 권한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조직 이기주의’라는 국민의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구체적 현실 상황과 합리적 근거에 입각해 겸손하고 진지하게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작년 11월에 이어 올해 초 문 총장의 의견을 묻지 않고 국회, 행정안전부 등과 검·경수사권 조정안을 협의해 ‘검찰총장 패싱’ 논란을 일으켰다. 검찰은 박 장관에게 적지 않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박 장관이 실효성 있는 자치경찰제 시행과 정보경찰 분리를 약속해 검찰도 수사권 조정을 받아들인 것”이라며 “박 장관이 약속을 안 지키고 수사권 조정만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국회에서 수사권 조정 법안의 문제점이나 우려 사항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라며 “법무부는 그 논의 과정에서 법무부 장관과 행정안전부 장관이 합의한 내용을 토대로 마련된 법률안이 반영되도록 적극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회에서 수사권 조정 법안 내용에 대해 계속 논의할 수 있는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국회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지원해 국민을 위한 바람직한 형사사법제도가 마련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