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완구·학용품에 환경호르몬 '범벅'
건강에 유해한 환경호르몬이 함유된 수입 완구와 학용품이 세관에서 대거 적발됐다. 관세청은 국가기술표준원과 공동으로 수입 어린이용 제품에 대해 안전성 분석을 한 결과 환경호르몬이 함유된 완구와 학용품 13만 점을 적발해 통관을 차단했다고 3일 발표했다. 관세청은 지난 3월부터 2개월간 수입 어린이용 제품에 대해 안전성 분석을 집중적으로 벌였다.

이번에 적발된 어린이용 제품 중에선 캐릭터 연필세트(사진)가 6만9000점으로 가장 많았다. 이 밖에 연필과 도형자, 샤프펜슬 등이 들어 있는 문구세트(3만3000점), 다트총(2만3000점) 순으로 적발 건수가 많았다. 이들 제품에선 대표적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치보다 최소 14배에서 최대 220배까지 많이 나왔다.

프탈레이트 가소제는 인체 호르몬과 비슷한 구조를 지닌 환경호르몬의 일종이다. 피부에 닿거나 입에 들어가면 아토피나 신장, 생식기관 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어린이가 입으로 빨면 건강상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관세청의 설명이다.

캐릭터 연필은 가격이 저렴해 초등학교 앞 문방구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고 각종 행사에서 홍보용 사은품으로도 인기가 높은 물품이다. 일반적으로 연필은 나무 표면에 색을 입혀 제조하는데, 이번에 적발된 캐릭터 연필은 색을 칠하는 대신 환경호르몬이 다량 검출된 수지필름으로 연필 본체를 둘러싼 것이 특징이다. 관세청은 여름철을 앞두고 수입이 급증하는 어린이용 물놀이 용품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안전성 분석을 할 계획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