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농가 평균소득 4207만원
10%↑…5년만에 두자릿수 증가
통계청이 3일 발표한 ‘2018년 농가 및 어가 경제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국내 농가의 연평균 소득은 4207만원으로 전년(3824만원) 대비 10.0% 증가했다. 농가 소득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것은 2013년(11.3%) 후 처음이다. 농가 소득이 4000만원을 넘어선 것도 통계 작성 이후 최초다.
농가 소득은 1980년대만 해도 1000만원을 밑돌았지만 1990년(1103만원) 처음으로 1000만원을 넘었다. 4년 뒤인 1994년(2032만원) 2000만원대를 기록한 농가 소득은 3000만원대에 도달하기까지 11년(2005년 3050만원)이 걸렸다. 또다시 4000만원을 넘는 데까지는 13년이 필요했다.
지난해 농가의 연평균 가계지출은 3383만원으로 전년(3064만원) 대비 10.4% 증가했다. 농가 평균 자산은 전년보다 2.0% 줄어든 4억9569만원이었다. 농가 자산이 감소한 것은 2013년(-1.8%) 후 5년 만에 처음이다. 부채도 26.1% 증가해 평균 3327만원을 기록했다.
혈세로 끌어올린 소득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통계청 발표가 나온 직후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선제적 시장 격리에 따른 쌀값 안정”을 농가 소득 향상의 첫 번째 이유로 꼽았다. 이어 “농가 소득이 크게 증가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성과”라고도 했다.
농식품부가 말한 ‘선제적 시장격리’란 2017년 9월 정부가 공공비축미 외에 37만t의 쌀을 추가 매입한 조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쌀값을 끌어올리기 위해 시행한 것으로 7000억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정부 쌀 재고 물량은 2016년 236만t에서 244만t으로 늘었다. 1만t의 쌀을 보관하는 데 연간 31억원의 관리비용이 들어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2017년에만 7500억원 정도가 정부의 쌀 재고 관리비로 쓰였다.
연간 쌀 생산량은 2016년 420만t에서 2017년 397만t, 작년 387만t으로 떨어졌다. 그 와중에 정부가 쌀을 시장에서 대량 매입하자 쌀값이 뛰기 시작됐다. 쌀 한 가마니(80㎏) 산지가격은 2016년 말 12만8800원에서 이듬해 말 15만6124원으로 뛰었다. 지난해 말 쌀값은 19만3172원으로 2년 사이 인상률이 50%에 달했다.
쌀값 인상은 외식물가에 반영됐다. 작년 1~11월 외식물가지수 평균은 전년 동기 대비 3.0% 올랐는데, 도시락(6.5%) 김밥(5.6%) 등 쌀값의 영향을 받는 품목은 인상률이 더 가팔랐다. CJ제일제당은 즉석밥 제품인 햇반의 가격을 지난해 7% 올린 데 이어 올해 2월에도 9% 추가 인상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