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박…재반박…불 붙은 LG - SK '배터리 전쟁'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SK이노 "LG화학과 기술·생산방식 다르다"…공식 맞대응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LG화학으로부터 ‘기술 탈취’ 혐의로 제소당한 SK이노베이션은 3일 보도자료를 내고 공식 대응에 나섰다. LG화학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州) 지방법원에 ‘2차전지 관련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한다고 발표한 지 이틀 만이다. LG화학이 소송 사실을 공개한 지난 1일 SK이노베이션은 500자 분량의 짧은 ‘입장자료’만 냈다. LG화학이 다음날인 2일 ‘추가 입장문’을 내놓자 SK이노베이션이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LG화학’ 없앤 SK의 입장문
SK이노베이션이 이날 발표한 공식 보도자료는 4000자 분량이다. 모든 문장은 LG화학을 겨냥하고 있지만, 문서 어디에도 ‘LG’라는 단어는 등장하지 않는다. LG화학이 들어가야 할 자리마다 ‘경쟁사’라는 단어로 채웠다. “경쟁사가 비신사적이고 근거도 없이 SK이노베이션을 깎아내리는 행위를 멈추지 않으면”이나 “경쟁사가 제기한 이슈에 대해 더 이상 좌시하지 않고 정면 대응” 등이 대표적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자료 성격상 LG화학이란 사명을 계속 언급하게 될 수밖에 없는데, 소비자가 보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회사 이름 대신 ‘경쟁사’로 썼다”고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경쟁사(LG화학)의 영업비밀이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개발기술 및 생산 방식이 다르고 이미 핵심 기술력 자체가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와 있다”는 것이다. LG화학이 1일과 2일 SK이노베이션을 비판한 핵심 요지인 “인력을 빼가 영업비밀을 탈취했다”는 비판에 대한 반박이다.
이에 대해 LG화학 관계자는 “LG화학의 배터리 기술은 30년간 수십조원의 돈을 쏟아부어 축적한 것”이라며 “연구인력이 우리의 10분의 1도 안되는 SK이노베이션이 2017년 이후 순식간에 시장에 진입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건 LG화학의 인력을 빼가서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재반박했다.
“미국 법정에서 보자”
LG화학은 2일 추가 입장문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을 비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전날 LG화학의 제소 소식이 나오자마자 △LG화학의 행위가 국익 훼손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SK이노베이션이 채용하지 않았다면 이 인력들은 중국 등 외국 기업으로 갔을 것이며 △면접 합격자에 한해 전 직장 팀원의 실명을 기술하게 하는 건 기본적인 채용 절차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에 대해 LG화학은 “핵심 기술 유출 여부를 밝히는 게 국익에 부합하고, 외국 기업이든 국내 기업이든 인력 빼가기로 영업비밀을 침해하는 행위는 불법”이라는 추가 입장을 내놨다. 또 “전 직장(LG화학)의 팀원 실명을 기술하게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반박과 재반박이 이어지면서 두 회사 간 감정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양측은 2011년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 제조에 대한 특허 침해 소송전을 벌였다. 2014년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하는 데까지 3년 이상이 걸렸다. 두 회사는 이번 소송전 전후로 서로 접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 관계자들은 “만난 적도 없고, 만나지도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볼 곳은 법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출하량 기준으로 4위와 20위에 올랐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LG화학’ 없앤 SK의 입장문
SK이노베이션이 이날 발표한 공식 보도자료는 4000자 분량이다. 모든 문장은 LG화학을 겨냥하고 있지만, 문서 어디에도 ‘LG’라는 단어는 등장하지 않는다. LG화학이 들어가야 할 자리마다 ‘경쟁사’라는 단어로 채웠다. “경쟁사가 비신사적이고 근거도 없이 SK이노베이션을 깎아내리는 행위를 멈추지 않으면”이나 “경쟁사가 제기한 이슈에 대해 더 이상 좌시하지 않고 정면 대응” 등이 대표적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자료 성격상 LG화학이란 사명을 계속 언급하게 될 수밖에 없는데, 소비자가 보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회사 이름 대신 ‘경쟁사’로 썼다”고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경쟁사(LG화학)의 영업비밀이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개발기술 및 생산 방식이 다르고 이미 핵심 기술력 자체가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와 있다”는 것이다. LG화학이 1일과 2일 SK이노베이션을 비판한 핵심 요지인 “인력을 빼가 영업비밀을 탈취했다”는 비판에 대한 반박이다.
이에 대해 LG화학 관계자는 “LG화학의 배터리 기술은 30년간 수십조원의 돈을 쏟아부어 축적한 것”이라며 “연구인력이 우리의 10분의 1도 안되는 SK이노베이션이 2017년 이후 순식간에 시장에 진입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건 LG화학의 인력을 빼가서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재반박했다.
“미국 법정에서 보자”
LG화학은 2일 추가 입장문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을 비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전날 LG화학의 제소 소식이 나오자마자 △LG화학의 행위가 국익 훼손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SK이노베이션이 채용하지 않았다면 이 인력들은 중국 등 외국 기업으로 갔을 것이며 △면접 합격자에 한해 전 직장 팀원의 실명을 기술하게 하는 건 기본적인 채용 절차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에 대해 LG화학은 “핵심 기술 유출 여부를 밝히는 게 국익에 부합하고, 외국 기업이든 국내 기업이든 인력 빼가기로 영업비밀을 침해하는 행위는 불법”이라는 추가 입장을 내놨다. 또 “전 직장(LG화학)의 팀원 실명을 기술하게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반박과 재반박이 이어지면서 두 회사 간 감정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양측은 2011년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 제조에 대한 특허 침해 소송전을 벌였다. 2014년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하는 데까지 3년 이상이 걸렸다. 두 회사는 이번 소송전 전후로 서로 접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 관계자들은 “만난 적도 없고, 만나지도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볼 곳은 법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출하량 기준으로 4위와 20위에 올랐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