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2019 지방선거'서 보수당·노동당 의석 줄어…자유민주당 약진
통상 지방선거와 달리 지방이슈 보다 브렉시트가 표심 갈라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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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현지시간) 치른 영국 '2019 지방선거'에서 집권 보수당이 참패했다.

제1야당인 노동당 역시 유권자 마음을 얻는 데 실패했다.

거대 정당인 보수당과 노동당이 브렉시트(Brexit)를 둘러싼 정국 혼란을 가중한 데 대해 유권자들이 심판을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이달 중순 예정된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이들 양대 정당이 약세를 면치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일 공영 BBC 방송에 따르면 이날 정오 기준으로 잉글랜드 248개 지역 중 116개 지역의 개표가 진행됐다.

2015년 선거 대비 보수당은 475석을 잃었고, 노동당은 73석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유민주당은 323석을 얻으면서 약진했고, 녹색당 역시 43석을 늘렸다.

영국 언론들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해 유권자들이 브렉시트 혼란을 가중한 양대 정당에 대한 좌절감을 나타낸 것으로 분석했다.

당초 영국은 지난 3월 29일을 기해 유럽연합(EU)과 결별할 예정이었지만 두 차례 연기를 통해 이를 10월 말로 늦췄다.

이 과정에서 정치권은 물론 영국 사회도 큰 혼란을 겪었다.

여당과 야당의 대립은 물론이고 보수당과 노동당 내부에서조차 분열된 모습을 보이면서 혼란을 부채질했다.

영국에 대한 투자 중단을 경고하는 목소리와 함께 실제 유럽 등 해외로 조직 및 인력을 옮기는 외국 기업들도 늘어났다.

통상 지방선거는 지방 이슈에 대한 심판 성격을 가지지만, 이번 선거는 브렉시트가 가장 큰 변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보수당과 노동당 지방의회의원들은 이번 선거기간 유권자들로부터 브렉시트에 대한 처리를 보면서 더는 양당을 신뢰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중앙당에 불만을 토로했다.

BBC는 이번 선거 결과를 "브렉시트를 둘러싼 혼란을 키운 거대정당의 무능함에 대한 평결"이라고 정의했다.

실제 보수당과 노동당의 인식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브랜던 루이스 보수당 의장은 이날 BBC 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양당에 브렉시트를 완수하라는 매우 분명한 메시지를 준다"고 말했다.

루이스 의장은 2015년 지방선거에서 보수당이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 지휘하에 큰 승리를 거둔 이후 브렉시트와 관련해 많은 일이 있었던 만큼 이번 선거가 매우 어려울 것임을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보수당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테리사 메이 총리의 조기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는 23∼26일 유럽의회 선거에서 더 큰 패배를 기록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나오고 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 역시 브렉시트가 이번 선거의 변수였다며, 노동당이 좀 더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아쉬워했다.

코빈 대표는 유권자 중 일부가 EU와 관련한 양당의 접근법에 만족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시인했다.
브렉시트 혼란에 지친 英 민심, 군소정당으로 향했다
반면 자유민주당과 녹색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큰 승리를 거두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빈스 케이블 자유민주당 대표는 "유권자들은 더는 보수당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

동시에 브렉시트와 관련한 애매함 때문에 노동당에 상을 주기도 거절했다"고 말했다.

녹색당의 조너선 바틀리 공동대표는 "이번 선거는 녹색당 역사상 최대의 승리로, 브렉시트가 이번 선거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녹색당은 영국이 EU 회원국에 남아야 한다는 분명한 태도를 보여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