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욱의 전자수첩] 적자 '생존'…LG가 스마트폰 버릴수 없는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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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국내 공장 베트남·브라질 이전
사업 축소 수순 주장…존폐 여부 시각차
스마트폰, IoT 시대 스마트홈 최적 허브로
국내 공장 이전, 적자 축소 노력 일환
사업 축소 수순 주장…존폐 여부 시각차
스마트폰, IoT 시대 스마트홈 최적 허브로
국내 공장 이전, 적자 축소 노력 일환
LG 스마트폰 사업의 존폐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최근 LG전자가 경기도 평택 스마트폰 공장의 베트남·브라질 이전을 발표하면서다. 우선 MC(스마트폰)사업본부의 부진 탓에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접는 게 낫다는 주장이 나온다. 온라인 기사 댓글에는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자체를 부정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가전 부문의 실적이 좋다는 점이 오히려 스마트폰 사업을 옥죄는 면도 있다. 가전 사업만 집중하면 전체 기업 실적이 훨씬 더 좋아질 것이란 기대에서다.
실제로 LG전자의 실적은 가전이 이끌고 스마트폰이 제동을 거는 형국이다. LG전자 생활가전 부문의 1분기 매출액은 5조4659억원, 영업이익은 7276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0.5%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분기 사상 최대인 13.3%를 보였고, 매출액도 11% 늘었다. 그러나 스마트폰 부문은 2035억원의 적자를 냈다. 적자 폭은 줄었지만 16분기 연속이다. 스마트폰 사업에 발목 잡힌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9106억원)은 전년대비 18.7% 줄었다.
스마트폰 부문은 전체 실적을 까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지 오래다. LG전자는 실적 발표 후 스마트폰 사업의 미래를 낙관하며 항상 기대감을 부풀려왔다. 그러나 LG전자의 목소리는 매번 적자라는 메아리로 돌아왔다. 대중성이 낮은 기술을 적용하는 등 제품 문제가 있었다. 매번 프리미엄 전략제품들의 출시 효과를 살리지 못한 것도 뼈아팠다. 스마트폰 사업을 접는 게 낫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절대 접을 수 없다고 본다. AI(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시대 주도권을 포기할 리 없다는 게 이유다. 스마트폰은 사람 간 소통 기능을 넘어 AI, IoT 시대에 가전제품·자동차 등과 연결해 신성장동력을 만들어주는 허브로 평가 받는다. IoT 가전을 개발할 때 스마트폰의 통신 기술은 기반기술이 돼 시너지 효과를 낸다. 스마트홈 분야에 주력하는 LG전자로선 스마트폰이 필수 제품군인 셈이다.
자동차 전장(전자장비)사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자율주행이나 커넥티드카 등 통신과 AI를 접목한 스마트카로 기술의 진보가 이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LG전자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전장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고려하면 스마트폰을 영위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말이다. 이미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자동차의 시동을 켜거나 끄고, 차문을 열고 잠근다. 여기에 전자업체들은 달리는 차 안에서 가정의 냉난방을 통제하고, 가전을 작동시키는 기술을 구현하는데 몰두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LG전자 MC사업본부의 적자는 점점 줄고 있다. 전 MC사업본부장 조준호 사장(현 LG인화원장)은 2015년 1분기 이후 10분기 연속 적자와 1조원이 넘는 손실을 남겼다. 하지만 후임인 황정환 부사장(현 융복합사업개발부문장)이 체질 개선에 주력하면서 MC사업본부는 지난해 1·2·3분기에 각각 1361억원, 1854억원, 1453억원의 적자를 냈다. 14분기 연속 적자를 피하지 못했지만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적자 폭을 꾸준히 줄였다는 점에서 호평 받았다.
이런 기조는 지난해 11월 권봉석 본부장(사장) 체제로 이어졌다. 권 사장은 "LG 스마트폰 사업이 열세에 있는 만큼 보수적인 시각에서 MC 매출액이 전년 대비 성장할 것으로 보진 않는다"면서도 "스마트폰 사업의 우선적인 방향은 사업의 메인스트림에서 시장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리하게 출하량을 늘리기보다 내부 효율화에 초점을 맞춰 적자폭을 줄이는데 집중한다는 것이다. 실제 MC사업본부는 올 1분기에 16분기 연속 적자를 냈지만, 내부적인 비용 구조는 개선했다는 평가다. 올 1분기 적자는 지난해 4분기(3220억)보다 1000억원 이상 줄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꼬인 실타래를 하나하나 풀어가는 과정에 있다. 국내 스마트폰 공장 이전도 사업부 효율화의 일환이다. 베트남의 인건비는 한국의 1/8에 불과하고 브라질은 인건비 외에도 LG전자가 상대적으로 선전하는 중남미 시장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효과도 있다. 이런 움직임은 사업 정리 수순이라기보다 '두 발 전진을 위한 한 발 후퇴'에 가깝다. 갑자기 왜 이전하느냐를 따질 게 아니라 왜 이제 했냐를 따지는 게 자연스럽다.
믿는 구석도 있다. 5G(5세대) 스마트폰이다. LG전자는 적자를 줄이는 동시에 5G 스마트폰으로 반전을 노린다. 특히 점유율 3위 사업자에 올라 있는 북미 지역을 기반으로 글로벌 점유율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5G 스마트폰 제조사가 한정적인 점도 LG전자에게 유리하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는 초기부터 미국 통신사업자들과 5G 스마트폰과 관련해 협력해 왔다”며 “일찍부터 준비해 온 만큼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LG전자 스마트폰 국내 공장의 해외 이전은 사업 폐지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5G 성공을 위한 발판으로 보는게 설득력이 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실제로 LG전자의 실적은 가전이 이끌고 스마트폰이 제동을 거는 형국이다. LG전자 생활가전 부문의 1분기 매출액은 5조4659억원, 영업이익은 7276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0.5%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분기 사상 최대인 13.3%를 보였고, 매출액도 11% 늘었다. 그러나 스마트폰 부문은 2035억원의 적자를 냈다. 적자 폭은 줄었지만 16분기 연속이다. 스마트폰 사업에 발목 잡힌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9106억원)은 전년대비 18.7% 줄었다.
스마트폰 부문은 전체 실적을 까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지 오래다. LG전자는 실적 발표 후 스마트폰 사업의 미래를 낙관하며 항상 기대감을 부풀려왔다. 그러나 LG전자의 목소리는 매번 적자라는 메아리로 돌아왔다. 대중성이 낮은 기술을 적용하는 등 제품 문제가 있었다. 매번 프리미엄 전략제품들의 출시 효과를 살리지 못한 것도 뼈아팠다. 스마트폰 사업을 접는 게 낫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절대 접을 수 없다고 본다. AI(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시대 주도권을 포기할 리 없다는 게 이유다. 스마트폰은 사람 간 소통 기능을 넘어 AI, IoT 시대에 가전제품·자동차 등과 연결해 신성장동력을 만들어주는 허브로 평가 받는다. IoT 가전을 개발할 때 스마트폰의 통신 기술은 기반기술이 돼 시너지 효과를 낸다. 스마트홈 분야에 주력하는 LG전자로선 스마트폰이 필수 제품군인 셈이다.
자동차 전장(전자장비)사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자율주행이나 커넥티드카 등 통신과 AI를 접목한 스마트카로 기술의 진보가 이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LG전자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전장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고려하면 스마트폰을 영위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말이다. 이미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자동차의 시동을 켜거나 끄고, 차문을 열고 잠근다. 여기에 전자업체들은 달리는 차 안에서 가정의 냉난방을 통제하고, 가전을 작동시키는 기술을 구현하는데 몰두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LG전자 MC사업본부의 적자는 점점 줄고 있다. 전 MC사업본부장 조준호 사장(현 LG인화원장)은 2015년 1분기 이후 10분기 연속 적자와 1조원이 넘는 손실을 남겼다. 하지만 후임인 황정환 부사장(현 융복합사업개발부문장)이 체질 개선에 주력하면서 MC사업본부는 지난해 1·2·3분기에 각각 1361억원, 1854억원, 1453억원의 적자를 냈다. 14분기 연속 적자를 피하지 못했지만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적자 폭을 꾸준히 줄였다는 점에서 호평 받았다.
이런 기조는 지난해 11월 권봉석 본부장(사장) 체제로 이어졌다. 권 사장은 "LG 스마트폰 사업이 열세에 있는 만큼 보수적인 시각에서 MC 매출액이 전년 대비 성장할 것으로 보진 않는다"면서도 "스마트폰 사업의 우선적인 방향은 사업의 메인스트림에서 시장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리하게 출하량을 늘리기보다 내부 효율화에 초점을 맞춰 적자폭을 줄이는데 집중한다는 것이다. 실제 MC사업본부는 올 1분기에 16분기 연속 적자를 냈지만, 내부적인 비용 구조는 개선했다는 평가다. 올 1분기 적자는 지난해 4분기(3220억)보다 1000억원 이상 줄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꼬인 실타래를 하나하나 풀어가는 과정에 있다. 국내 스마트폰 공장 이전도 사업부 효율화의 일환이다. 베트남의 인건비는 한국의 1/8에 불과하고 브라질은 인건비 외에도 LG전자가 상대적으로 선전하는 중남미 시장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효과도 있다. 이런 움직임은 사업 정리 수순이라기보다 '두 발 전진을 위한 한 발 후퇴'에 가깝다. 갑자기 왜 이전하느냐를 따질 게 아니라 왜 이제 했냐를 따지는 게 자연스럽다.
믿는 구석도 있다. 5G(5세대) 스마트폰이다. LG전자는 적자를 줄이는 동시에 5G 스마트폰으로 반전을 노린다. 특히 점유율 3위 사업자에 올라 있는 북미 지역을 기반으로 글로벌 점유율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5G 스마트폰 제조사가 한정적인 점도 LG전자에게 유리하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는 초기부터 미국 통신사업자들과 5G 스마트폰과 관련해 협력해 왔다”며 “일찍부터 준비해 온 만큼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LG전자 스마트폰 국내 공장의 해외 이전은 사업 폐지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5G 성공을 위한 발판으로 보는게 설득력이 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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