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외무장관 "정유공장 기술, 다른 나라 원유에 부적합"
中 "일방적 제재에 반대…이란과 협력은 합리적·합법적"
미국이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 예외조처를 2일(현지시간) 종료하자 중국에 이어 터키도 이란산 원유 수입을 즉시 중단하기 어렵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란에서 수입하는 원유를 단기간에 다른 나라 원유로 바꾸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우리 정유 공장의 기술은 여러 나라의 원유에 적합하지 않다"면서 "우리가 원유를 다른 나라에서 사려면 정유공장의 기술을 보강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정유공장 운영을 일시적으로 중단해야 하고 비용이 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일방적 결정이 일본부터 유럽까지 모든 나라를 '불안'하게 만들었으며 모두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미국이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 유예 조처 종료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터키는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에 대응하고자 유럽연합의(EU)의 '인스텍스'(INSTEX)와 유사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이란과 논의하고 있다고 차우쇼을루 장관은 소개했다.

인스텍스는 유럽 기업이 미국의 제재를 피해 이란과 거래할 수 있도록 금융기능을 지원하는 특수목적법인이다.

터키에 앞서 중국은 지난달 23일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일방적 제재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이란과 협력하는 것은 국제법 틀 안에서 이뤄지는 합리적이고 합법적인 것"이라며 이란산 원유를 계속 수입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미국은 대(對)이란 제재의 하나로 2일 오전 0시부터 한국, 중국, 터키, 인도, 일본 등 이란산 원유 수입량이 많은 8개국에 한해 예외적으로 인정해 온 이란 원유 수입 금지 예외 조치를 중단했다.

아울러 미국은 이란의 원유 수출 중단으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우방국에 석유 생산을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한국, 인도, 일본 등은 미국의 조치를 수용한다는 신호를 보냈으나 터키와 중국은 이란산 원유 수입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터키는 지난해 5월 미국이 이란 제재 재개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점진적으로 줄여왔다.

2018년 5월 이전 터키는 월평균 91만2천t의 이란산 원유를 수입했으며 이는 전체 원유 수요의 47%에 해당하는 양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간 터키가 수입한 이란산 원유는 월평균 20만9천t으로 줄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