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시아 스캔들 수사 '용두사미' 지적하며 웃음"
WP·NYT, '대선 개입' 문제 삼지 않은 트럼프 비판
트럼프 "푸틴과 '러시아 사기극'도 논의…선거개입은 얘기 안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3일(현지시간) 1시간 넘게 이어진 전화통화에서는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 결과도 화제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 통화한 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푸틴)는 산으로 시작해서 생쥐로 끝났다는 취지의 말을 하면서 웃음을 지었다"라고 말했다.

러시아 스캔들 수사 결과가 '용두사미'로 끝났다는 것에 푸틴 대통령 역시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CNN방송의 케이틀런 콜린스 기자가 '다음 선거에는 개입하지 말라'고 말했느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당신은 너무 무례하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콜린스 기자가 재차 같은 질문을 던지자 그는 "우리는 그것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 정말 논의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두 정상이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보고서에 대해서 "매우, 매우 간략히" 논의했다고 말한 직후에 나왔다.

샌더스 대변인은 "그것(러시아 스캔들 수사)이 논의됐는데, 근본적으로는 그것이 끝났고, 공모는 없었다는 맥락에서 논의됐다"며 "두 정상은 이 통화가 이뤄지기 훨씬 전에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트위터를 통해 "푸틴 대통령과 길고 아주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마녀사냥이 시작되기 훨씬 전에 내가 말했듯이 러시아, 중국, 그리고 모든 나라와 잘 지내는 것은 좋은 것이지 나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무역과 베네수엘라 사태, 우크라이나 문제, 북한, 핵무기 통제와 더불어 심지어 '러시아 사기극(hoax)'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면서 "아주 생산적인 대화!"라고 적었다.

그는 러시아 스캔들을 러시아 사기극이라고 불러왔다.

미 언론은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전혀 문제로 삼지 않은 것에 대해 비판을 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가 미 대선에서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개입) 노력을 했다고 특검 보고서가 상세히 보고한 이후에 처음 이뤄진 통화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것은 중요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러시아가 트럼프에게 유리하도록 노력했지만 트럼프 인사들과 공모한 혐의는 찾지 못했다는 특검 보고서가 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며 "이번 통화는 전체 사건의 페이지를 넘기기 위한 노력으로 보였다"고 보도했다.

한편 크렘린궁은 언론 보도문을 통해 두 정상의 오랜 대화는 트럼프 대통령 주도로 진행됐다고 밝혔으나,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관련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