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1일 강사법(고등교육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교육부가 시간강사의 ‘방학 중 임금’ 수준을 대학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강사법 시행일까지 불과 3개월 남겨두고 있지만 논란이 돼온 ‘방학 기간’을 몇 개월로 할지 정부가 명확한 기준을 내놓지 않아 일선 대학과 시간강사들은 자체적인 기준을 만들어 계약을 맺어야 해 혼란이 불가피해졌다.

5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대학 강사제도 운영 매뉴얼(시안)’에 따르면 교육부는 강사의 방학기간 임금에 대해 임금 수준 등 구체적 사항은 임용계약을 통해 정하기로 했다. 방학 중 몇 개월치 임금을 강사에게 지급해야 하는지, 1년 중 한 학기만 강의할 경우 방학을 절반만 인정할지를 두고 대학과 시간강사가 개별적으로 계약을 통해 정하라는 것이다.

그동안 시간강사들은 방학 중 임금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강사들이 방학기간에도 다음 학기 강의 준비 등의 노동을 하는데 임금을 못 받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에 따라 고등교육법 개정안은 방학에도 강사에게 임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임금을 지급하도록 강제성을 두고는 있지만 몇 개월치 임금을 지급해야 할지 논란이 일자 일부 대학과 강사 측은 정부에 기준 마련을 요구했다. 명확히 기준이 없다면 대학에 따라 ‘방학기간’이 달라 대학별 격차가 생기고 법적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앞서 정부는 대학이 방학 중 강사에게 지급할 임금을 4주로 보고 올해 강사법 지원 예산안으로 577억원을 확보했다. 그러나 정작 시행령과 이번 매뉴얼에서는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마다 재정 상황이 달라 매뉴얼에 방학 중 임금 기준을 정해둘 수 없다는 지적이 매뉴얼 작성 태스크포스(TF)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TF에는 대학과 강사 측이 모두 참여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