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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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5일(현지시간) 북한의 ‘발사체’에 대해 “중장거리 미사일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협상을 통해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를 이뤄낼 기회가 아직 있다”고 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강경 대응을 자제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ABC뉴스 ‘디스위크’에 출연해 ‘북한 발사체에 대해 지금까지 파악한게 뭐냐’는 질문에 “우선 어떤 (영토나 영해 같은)국경을 넘지 않았다”며 “그것은 북한 동해 상에 떨어졌고 미국이나 한국, 일본에 위협을 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상대적으로 단거리이고, 무엇보다 대륙간 탄도미사일도 아니다”고 했다. 더 정확한 설명은 향후 추가 정보가 입수되는대로 추가 분석을 통해 미 국방부가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이번 실험을 통해 보내는 메시지가 뭐냐’는 질문엔 즉답을 피하면서 “협상을 통해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를 이뤄낼 기회가 아직 있다고 믿는다”며 “김(정은) 위원장은 최근까지 그 말을 반복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주말에 일어난 (북한의)이 행동이 (비핵화 협상에)방해가 되지 않길 바란다”며 “협상 테이블에 돌아가 대화를 지속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다만 “유엔 안전보상이사회가 부과한 국제적인 대북제재는 여전히 제자리 있고 김 위원장에게 압력이 되고 있다”며 “북한의 이번 발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직후 이뤄졌다를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이 지난달 25일 러시아와 정상회담에서 기대했던 제재완화를 얻어내지 못하자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발을 감행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에도 출연해 북한 발사체에 대해 “현재 우리가 아는 바로는 얼마나 멀리 날아갔는지는 말하지 않겠지만 단거리로 여러 발 발사됐다”며 “중거리 미사일이나 장거리 미사일, ICBM은 아니라는 높은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 모라토리엄(동결)을 위반했는지에 대해서는 “한번 봐야겠다”며 “모라토리엄은 미국을 확실히 위협하는 ICBM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더 큰 맥락으로 표현하고 싶다”며 “우리는 여전히 북한이 비핵화하도록 좋은 해결책을 협상할 모든 의사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상황에 비춰볼 때 미국은 북한의 이번 도발이 과거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때와 같은 수준의 위협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번 도발에도 불구하고 북핵 협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밤 트윗에서 “아주 흥미로운 이 세상에서 무엇이든 발생할 수 있지만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은 북한의 대단한 경제 잠재력을 완전히 알고 있고 이를 방해하거나 중단할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내가 그와 함께 한다는 것을 알고 나와의 약속을 깨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딜(거래)은 이뤄질 것”이라고 썼다. 북한에 대한 맞대응을 자제하면서 북한을 협상 틀 안에 묶어두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북한이 전술유도무기 훈련을 했다고 발표한 상황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미국과 한국, 일본에 위협을 가하지 않았다”고 말한게 적절한지는 논란이 될 수 있다. 또 미국의 대응은 북한 발사체에 대한 추가 분석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 발사체에 대해 “대륙간 탄도미사일이 아니다”고 했지만 다른 종류의 탄도 미사일일 가능성까지 배제한건 아니다. 유엔 안전보상이사회는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를 금지하고 있다. 북한 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본 상당수 전문가들은 북한이 러시아 이스칸데르 지대지 탄도미사일과 유사한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