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어드바이저, 美선 이미 대중화…퇴직연금 등 장기상품 관리에 유리"
“로보어드바이저는 사람과 달리 지치거나 소홀해지는 일이 없어 퇴직연금 같은 장기 상품을 관리하는 데 유리합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란 표어를 내걸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4차 산업 기술을 금융업에 적용해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인공지능 기반의 로보어드바이저가 대표적이다. 2016년 NH투자증권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로보어드바이저를 선보인 뒤 가입자가 점차 늘고 있다.

안인성 NH투자증권 WM 디지털본부장(46·사진)은 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로보어드바이저보다 실적이 우수한 ‘인간’ PB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유능한 PB는 많지 않다”며 “로보어드바이저의 대중화는 이전까지 고액자산가만 받을 수 있던 자산관리 서비스를 일반투자자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안 본부장은 “2016년부터 로보어드바이저를 운영한 결과 연 10% 내외의 중위험·중수익을 노리는 고객에게 적합했다”며 “연 단위로 절세 효과를 최대한 볼 수 있게 투입금액도 조정해준다”고 말했다.

안 본부장은 “미국에선 이미 로보어드바이저가 인기 자산관리 수단이 됐다”고 했다. 그는 “주식을 사고팔 때 수익을 거뒀든 손실이 났든 거래세를 내는 한국과 달리 손해를 봤을 땐 세금을 내지 않는 미국에서는 이 점을 이용해 절세 효과를 노리는 ‘택스로스 하베스팅’ 기법을 널리 쓴다”며 “사람보다 로보어드바이저가 택스로스 하베스팅에 더 뛰어나 미국에선 보편화된 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다”고 했다.

NH투자증권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객 투자성향 분석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주식을 거래하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개인투자자가 보이는 행동을 모아 투자 성향 분석에 쓰고 있다. 안 본부장은 “개인투자자가 펀드에 가입할 때 적어내는 자신의 투자성향보다 HTS에서 직접 클릭하고 관심을 보이는 종목을 분석하는 게 더 정확한 결과를 낸다”고 했다. NH투자증권의 HTS 앱(응용프로그램) ‘NAMUH’는 투자자의 행동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으로 종목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안 본부장은 “우수한 인력과 영업 등으로만 경쟁하던 과거와 달리 이젠 AI와 빅데이터 활용이 필수인 시대가 됐다”며 “올해를 데이터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를 확산하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