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기업 매물 속출…경영자문으로 돈 버는 회계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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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재무
경영자문 매출 年10~20% 성장
4대 법인, 작년 7000억대 올려
경영자문 매출 年10~20% 성장
4대 법인, 작년 7000억대 올려
![한계기업 매물 속출…경영자문으로 돈 버는 회계법인](https://img.hankyung.com/photo/201905/AA.19578779.1.jpg)
사모펀드(PEF)의 활동이 늘면서 거래가 더욱 활발해졌다. 과거엔 어려워진 기업이 매물로 나와도 사갈 곳을 찾기 어려웠는데, 최근엔 사모펀드들이 매수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기업 인수합병(M&A) 거래에서 가치산정·회계실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계법인 경영자문 부문의 일감이 크게 늘어난 배경이다. 경영자문 매출에는 국제회계기준 변화에 따른 자문 수수료도 포함된다.
삼일회계법인, 삼정KPMG, 딜로이트안진, EY한영 등 4대 회계법인 관계자들은 지난해 경영자문 매출이 10~20%가량 늘어났다고 입을 모았다.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는 “경영자문 매출이 전년 대비 10~15%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어느 한 회사만 늘어난 게 아니라 4대 법인 모두 최근 일거리가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지난해 중견 광학장비업체 대호테크의 매각 자문 등을 맡았다. 대호테크의 경우 중견 기업이지만 거래 규모가 4000억원에 달했다.
![한계기업 매물 속출…경영자문으로 돈 버는 회계법인](https://img.hankyung.com/photo/201905/AA.19584970.1.jpg)
SK해운 매각 거래 등을 맡았던 삼정KPMG와 한화L&C 매각 등을 담당했던 딜로이트안진 역시 10~20% 수준의 매출 증가를 예상했다.
사모펀드 늘면서 구조조정 거래 활발
회계법인들은 경영자문 매출이 늘어난 원인으로 크게 두 가지를 꼽는다. 첫 번째는 구조조정 매물 증가다. 딜로이트안진 관계자는 “은퇴를 앞둔 창업 1세대들이 안 그래도 경영이 어려운 기업을 상속세 폭탄까지 부담하면서 자녀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아 경영권을 매물로 내놓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사모펀드의 역할이 늘어난 것도 4대 회계법인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M&A 활성화 원인이다. 삼정회계법인 관계자는 “시장에 매물이 나와도 전에는 받아줄 곳이 마땅치 않았는데, 최근 수년 새 사모펀드들이 구조조정 매물을 공격적으로 소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예컨대 대호테크는 지분 100%를 사모펀드 에이스에쿼티파트너스에 팔았다. SK해운도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됐다. 한국성장금융이 지난해 기업 구조혁신 펀드를 출범한 것도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매출 증가폭에 비해 이익 증가폭은 크지 않았을 것이라고 회계법인들은 예상했다.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으로 인건비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한영회계법인 관계자는 “지난해 삼일회계법인을 필두로 회계사 급여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며 “인건비 상승이 고객에게 받는 보수에 반영되는 데는 보통 2~3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