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동에 항공모함·폭격기 급파…볼턴 "이란 정권에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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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해역 '일촉즉발' 전운
제재 나선 美, 군사적 압박 강화
"도발 행위 땐 가차없이 응징"
제재 나선 美, 군사적 압박 강화
"도발 행위 땐 가차없이 응징"
미국이 중동에 항공모함 전단과 폭격기 등을 배치하기로 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을 시사해온 이란에 경고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 정부는 미국의 제재 조치로 지난 2일부터 수출 길이 막힌 원유를 비공식 유통망인 ‘회색시장’을 통해 팔기로 하는 등 양측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5일(현지시간) “미국은 USS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전단과 폭격기 등을 중동에 주둔 중인 미군 중부사령부에 배치하고 있다”며 “이란 정권에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이번 조치는 (이란의) 갖은 문제적 도발과 경고에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중동 중부사령부에 항공모함 전단 등을 정규 배치하지 않았다. 기존 배치 병력은 오히려 줄여왔다.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다른 지역 일대의 본부에 함정 등을 보낼 일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이란과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이란 정규군 산하 조직인 혁명수비대(IRGC)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고 세계 각국과 기업 등이 IRGC와 금융 거래하는 것을 금지했다. 이란이 미국과의 새로운 핵 협상에 나서도록 압박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22일엔 한국 등 8개국에 한시적으로 허용한 이란산 원유 수입 예외 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맞서 이란 정부는 미군 중부사령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고 원유 주요 해상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며 경고했다. 지난달 27일엔 IRGC가 걸프 해역에 있는 미군 항공모함을 밀착 감시하는 영상을 공개하고 미 함정을 공격할 능력이 있다고 시사했다.
이란은 미국의 원유 수출 제재에도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나섰다. 아미르 후세인 자마니니아 이란 석유부 차관은 이날 이란 국영 IRNA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란 정부는 미국의 부당한 원유 수출 제재에 맞서 회색시장에서 원유를 판매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누체르 타킨 원유·에너지 컨설턴트는 알자지라에 “이란산 원유를 수송하는 선박이 운송 중 엔진을 꺼 추적을 피하거나 원산지 등 서류상 정보를 바꾸는 식으로 우회 거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 속에서도 원유 가격은 안정세를 보였다. 6일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배럴당 69달러 수준으로 전일 대비 2%가량 내렸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다시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일리아 스피박 데일리FX 연구원은 “미 정부가 조만간 이란에 추가 제재 조치를 취할 것으로 전망돼 당분간 원유 가격이 혼조세를 띨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회색시장
그레이 마켓(grey market). 정식 유통망을 통하지 않아 불법과 합법의 중간 지대 격인 매매시장을 속되게 이르는 말. 원 제조자가 아니라 제3자가 재판매하는 등 정식 경로를 우회하는 식으로 판매가 이뤄진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5일(현지시간) “미국은 USS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전단과 폭격기 등을 중동에 주둔 중인 미군 중부사령부에 배치하고 있다”며 “이란 정권에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이번 조치는 (이란의) 갖은 문제적 도발과 경고에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중동 중부사령부에 항공모함 전단 등을 정규 배치하지 않았다. 기존 배치 병력은 오히려 줄여왔다.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다른 지역 일대의 본부에 함정 등을 보낼 일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이란과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이란 정규군 산하 조직인 혁명수비대(IRGC)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고 세계 각국과 기업 등이 IRGC와 금융 거래하는 것을 금지했다. 이란이 미국과의 새로운 핵 협상에 나서도록 압박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22일엔 한국 등 8개국에 한시적으로 허용한 이란산 원유 수입 예외 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맞서 이란 정부는 미군 중부사령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고 원유 주요 해상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며 경고했다. 지난달 27일엔 IRGC가 걸프 해역에 있는 미군 항공모함을 밀착 감시하는 영상을 공개하고 미 함정을 공격할 능력이 있다고 시사했다.
이란은 미국의 원유 수출 제재에도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나섰다. 아미르 후세인 자마니니아 이란 석유부 차관은 이날 이란 국영 IRNA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란 정부는 미국의 부당한 원유 수출 제재에 맞서 회색시장에서 원유를 판매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누체르 타킨 원유·에너지 컨설턴트는 알자지라에 “이란산 원유를 수송하는 선박이 운송 중 엔진을 꺼 추적을 피하거나 원산지 등 서류상 정보를 바꾸는 식으로 우회 거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 속에서도 원유 가격은 안정세를 보였다. 6일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배럴당 69달러 수준으로 전일 대비 2%가량 내렸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다시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일리아 스피박 데일리FX 연구원은 “미 정부가 조만간 이란에 추가 제재 조치를 취할 것으로 전망돼 당분간 원유 가격이 혼조세를 띨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회색시장
그레이 마켓(grey market). 정식 유통망을 통하지 않아 불법과 합법의 중간 지대 격인 매매시장을 속되게 이르는 말. 원 제조자가 아니라 제3자가 재판매하는 등 정식 경로를 우회하는 식으로 판매가 이뤄진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