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 기업이 지난해 매출의 3분의 2를 해외에서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들 기업이 같은 기간 국내에서 낸 법인세는 작년 일자리 예산 규모와 비슷한 수준으로 많았다.

한국경제연구원은 6일 지난해 매출 상위 10대 기업의 총매출은 695조6000억원이며, 이 중 65.9%는 해외 매출이라고 발표했다. SK하이닉스(97.9%)와 삼성전자(86.1%)의 해외 매출 비중이 가장 높았다. 기아자동차(66.9%), LG전자(63.5%), 현대자동차(62.0%) 등이 뒤를 이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82.6%)가 해외 매출 비중이 컸다.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는 90%를 넘었고 삼성전기, 삼성전자, 삼성SDI는 80%대였다.

매출 100대 기업 기준으로 따진 결과도 비슷했다. 한경연이 지난해 국내외 매출 구분이 가능한 64개사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해외 매출 비중은 55%에 달했다. 상위 기업일수록 해외 매출 비중이 높았다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2014년과 비교 가능한 54개사를 보면 35개사(65%)는 해외 매출 비중이 늘었다. 이들 기업의 해외 매출 비중은 평균 41.4%에서 50.6%로 9.2%포인트 상승했다.

10대 기업은 매출의 3분의 2를 해외에서 벌어들였지만, 국내 법인세 기여도는 여전히 큰 것으로 파악됐다. 매출 상위 10대 기업이 지난해 국내에서 납부한 법인세 비용은 전체 법인세수(70조9000억원)의 26.7%인 18조9000억원에 달했다고 한경연은 분석했다. 지난해 정부의 일자리 예산(19조2000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국내 매출 비중은 각각 13.0%, 2.1%에 불과했지만 이들이 낸 법인세는 11조6000억원, 5조6000억원에 달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