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국 관세 인상 위협으로 무역전쟁 공포가 재부상한 데 따라 급락세로 출발했다.

오전 9시 33분(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67.42포인트(1.39%) 하락한 26,137.53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8.7포인트(1.31%) 내린 2,906.9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37.57포인트(1.69%) 급락한 8,026.43에 거래됐다.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말 트윗으로 촉발된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서 "중국과 무역협상이 계속되고 있지만, 그들이 재협상을 시도함에 따라 너무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2천억 달러어치의 중국 수입품에 매기는 관세를 현행 10%에서 25%로 이번 금요일 인상하겠다고 밝혔고, 아직 관세를 부과하지 않은 3천250억 달러어치의 다른 중국산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조만간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침에도 "중국과 무역에서 매년 5천억 달러를 잃었다"면서 "미안하지만 더 이상은 이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은 류허 중국 부총리가 이번 주 예정된 미국 방문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는 등 양국 협상이 다시 안갯속에 빠져들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알려줄 수 있는 건 중국 대표단은 미국에서 가서 무역협상을 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류 부총리가 미국을 찾을 것이란 확답을 내놓지는 않아 시장의 불안도 지속했다.

양국이 다시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투자 심리가 급속히 위축됐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장 대비 5.58% 폭락했다.

개장전 거래에서도 무역정책에 민감한 기업 주가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애플과 캐터필러는 각각 2.6% 이상 하락세를 기록했다.

반도체주 엔비디아와 AMD는 3.5% 이상 내렸다.

월가의 공포지수도 급등세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개장전 지난 1월 말 이후 최고치인 17 이상으로 올랐다.

VIX는 한때 44% 이상 급등하면서 지난해 2월 이후 하루 상승 폭으로는 최고 수준을 나타내기도 했다.

여기에 미국이 이란을 압박하기 위해 항공모함 전단과 폭격기 등을 중동에 배치다고 밝히고,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로 북미 간 긴장도 고조되는 등 지정학적 위험이 전반적으로 확대된 상황이다.

이날은 지표 발표도 많지 않다.

개장 이후 4월 고용추세지수가 나온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연설할 예정이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무역전쟁의 공포가 다시 시장을 지배할 것으로 예상했다.

MUFG의 크리스 럽키 수석 경제학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증시의 가파른 조정을 촉발할 것"이라면서 "시장은 그동안 양국 협상이 곧 타결될 것이란 생각으로 긴장을 풀었지만, 더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주가 불안은 물론 미국 경제의 전망에도 위험을 가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약세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1.37% 하락했다.

국제유가도 하락세다.

6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71% 하락한 61.50달러에, 브렌트유는 0.24% 내린 70.68달러에 움직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6.7% 반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