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에도 마음 무거운 장애아 부모들…"세밀한 정책 필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자녀 돌보는 데 하루 절반 이상 보내…"만성적 우울 상태"
"유형별 장애특성 다른데 지원책 미미…사각지대 없애야" "발달장애 아이들은 언제 어디서 돌발행동을 할지 모르니 늘 긴장 상태죠. 안 키워본 사람은 모를 거예요.
" (발달장애 아들을 키우는 아빠 A씨)
"아이가 3살 때 자폐성 장애를 진단받은 뒤 종일 곁에 붙어 있어야 했어요.
아이 중심으로 모든 게 돌아가니 가족들도 지칠 때가 있죠." (자폐성 장애 딸을 키우는 엄마 B씨)
열 달 뱃속에 품은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행여 아이가 아플까, 어디 잘못되지는 않을까 싶어 부모는 늘 노심초사하기 마련이다.
아이에게 신체 또는 정신적 장애가 있다면 부모 어깨는 더 무겁다.
부모 중 한 명이 양육을 전적으로 맡게 되면 개인의 삶까지 내려놓는 경우도 허다하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이 2013년 펴낸 '장애아동 및 가족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18세 미만 장애아를 둔 부모 940명을 설문한 결과 주 양육자는 하루 평균 12.34시간 자녀를 돌본 것으로 나타났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18.43시간을 썼다.
수면시간조차 줄인 셈이다.
장애아동의 주된 양육자가 어머니인 경우는 91.2%로, 아버지 (3.7%)와 할머니(2.7%)보다 압도적으로 비율이 높았다.
장애아동 가정에서 양육 부담을 느끼는 정도는 5점 만점에 3.45점이었다.
특히 정서적 부담(3.77점)이나 경제적 부담(3.72점)이 높은 편이었다.
'장애아동을 돌보느라 가족 간 갈등이 발생했다'는 응답도 57.8%(다소 있다 44.7%+자주 있다 13.1%)로 절반을 웃돌았다. 연구에 참여한 유영준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7일 "장애아동이 있는 가정에서는 보통 한 사람이 양육을 전담하고, 만성적 우울 상태를 토로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장애에 대한 외부의 부정적 인식 탓에 아이를 돌보며 홀로 끙끙 앓는 경우도 많다"며 "아동의 성장·발달에 따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심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조윤화 한국장애인개발원 부연구위원은 "장애아동을 양육하는 부모는 비장애 아동을 키우는 부모보다 스트레스나 부담을 느끼는 정도가 적어도 2배 이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해 정부는 발달장애인 부모에게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중증 장애아동에게 일시적 돌봄이 필요할 때 서비스도 지원한다.
그러나 정작 부모들이 체감하는 도움의 정도는 크지 않다고 한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의 한 관계자는 "장애는 유형별 특성이 완전히 달라 가족에게 일회성 휴식과 상담을 지원한다고 근본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서울의 한 자치구는 관내 거주하는 발달장애인이 1천500여명에 달하지만, 가족에 대한 휴식 지원 서비스는 고작 연 1차례, 그것도 종전에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이들에게만 제공하는 등 실질적 도움이 안 되는 수준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에는 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이 모여 서로 양육 고민을 털어놓고 필요한 정보도 얻는 자조 모임이 활발하다.
마을공동체 라디오 '강서 FM'에서 방송을 시작한 '드림파파'가 대표적이다.
발달장애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고 부모 교육에 참석했던 아빠 8명이 2016년 모임을 만들었고, 팟캐스트 방송으로 양육 스트레스를 함께 나누기로 하면서 시작됐다.
드림파파 측은 "장애라는 편견을 갖고 아이들을 바라보는 세상을 바꾸는 목소리가 되고 싶었다"며 "장애 자녀를 접하는 부모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애아동 부모의 부담을 근본적으로 덜어주려면 장애 유형과 특성을 면밀히 연구해 정책의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유영준 교수는 "장애인 관련 법·제도를 만드는데 그 누구보다 부모들의 역할이 컸다"면서 "장애 유형에 따른 생애 주기를 고민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만드는 데 정부가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조윤화 부연구위원은 "현재 장애인 복지 정책은 장애를 가진 당사자의 활동을 보조하는 서비스 위주"라며 "장애인 가족이 경험하는 사회적 변화를 토대로 한 세밀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유형별 장애특성 다른데 지원책 미미…사각지대 없애야" "발달장애 아이들은 언제 어디서 돌발행동을 할지 모르니 늘 긴장 상태죠. 안 키워본 사람은 모를 거예요.
" (발달장애 아들을 키우는 아빠 A씨)
"아이가 3살 때 자폐성 장애를 진단받은 뒤 종일 곁에 붙어 있어야 했어요.
아이 중심으로 모든 게 돌아가니 가족들도 지칠 때가 있죠." (자폐성 장애 딸을 키우는 엄마 B씨)
열 달 뱃속에 품은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행여 아이가 아플까, 어디 잘못되지는 않을까 싶어 부모는 늘 노심초사하기 마련이다.
아이에게 신체 또는 정신적 장애가 있다면 부모 어깨는 더 무겁다.
부모 중 한 명이 양육을 전적으로 맡게 되면 개인의 삶까지 내려놓는 경우도 허다하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이 2013년 펴낸 '장애아동 및 가족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18세 미만 장애아를 둔 부모 940명을 설문한 결과 주 양육자는 하루 평균 12.34시간 자녀를 돌본 것으로 나타났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18.43시간을 썼다.
수면시간조차 줄인 셈이다.
장애아동의 주된 양육자가 어머니인 경우는 91.2%로, 아버지 (3.7%)와 할머니(2.7%)보다 압도적으로 비율이 높았다.
장애아동 가정에서 양육 부담을 느끼는 정도는 5점 만점에 3.45점이었다.
특히 정서적 부담(3.77점)이나 경제적 부담(3.72점)이 높은 편이었다.
'장애아동을 돌보느라 가족 간 갈등이 발생했다'는 응답도 57.8%(다소 있다 44.7%+자주 있다 13.1%)로 절반을 웃돌았다. 연구에 참여한 유영준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7일 "장애아동이 있는 가정에서는 보통 한 사람이 양육을 전담하고, 만성적 우울 상태를 토로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장애에 대한 외부의 부정적 인식 탓에 아이를 돌보며 홀로 끙끙 앓는 경우도 많다"며 "아동의 성장·발달에 따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심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조윤화 한국장애인개발원 부연구위원은 "장애아동을 양육하는 부모는 비장애 아동을 키우는 부모보다 스트레스나 부담을 느끼는 정도가 적어도 2배 이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해 정부는 발달장애인 부모에게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중증 장애아동에게 일시적 돌봄이 필요할 때 서비스도 지원한다.
그러나 정작 부모들이 체감하는 도움의 정도는 크지 않다고 한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의 한 관계자는 "장애는 유형별 특성이 완전히 달라 가족에게 일회성 휴식과 상담을 지원한다고 근본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서울의 한 자치구는 관내 거주하는 발달장애인이 1천500여명에 달하지만, 가족에 대한 휴식 지원 서비스는 고작 연 1차례, 그것도 종전에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이들에게만 제공하는 등 실질적 도움이 안 되는 수준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에는 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이 모여 서로 양육 고민을 털어놓고 필요한 정보도 얻는 자조 모임이 활발하다.
마을공동체 라디오 '강서 FM'에서 방송을 시작한 '드림파파'가 대표적이다.
발달장애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고 부모 교육에 참석했던 아빠 8명이 2016년 모임을 만들었고, 팟캐스트 방송으로 양육 스트레스를 함께 나누기로 하면서 시작됐다.
드림파파 측은 "장애라는 편견을 갖고 아이들을 바라보는 세상을 바꾸는 목소리가 되고 싶었다"며 "장애 자녀를 접하는 부모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애아동 부모의 부담을 근본적으로 덜어주려면 장애 유형과 특성을 면밀히 연구해 정책의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유영준 교수는 "장애인 관련 법·제도를 만드는데 그 누구보다 부모들의 역할이 컸다"면서 "장애 유형에 따른 생애 주기를 고민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만드는 데 정부가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조윤화 부연구위원은 "현재 장애인 복지 정책은 장애를 가진 당사자의 활동을 보조하는 서비스 위주"라며 "장애인 가족이 경험하는 사회적 변화를 토대로 한 세밀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