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레니게이드 운전자가 8개월 만에 자신에게 쌍욕을 들어야 했던 운전자와 아이들에게 사과하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_ 출처 보배드림
진천 레니게이드 운전자가 8개월 만에 자신에게 쌍욕을 들어야 했던 운전자와 아이들에게 사과하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_ 출처 보배드림
뒤에 오던 차가 경적을 울렸다는 이유로 차에서 내려 "쪽바X" 등 상상도 못할 욕설을 퍼부었던 이른바 '진천 쌍욕남' 당사자가 드디어 피해자 측에 사과했다.

진천에 거주 중인 40대 신 모 씨는 6일 처음 블랙박스 영상이 올라왔던 보배드림 게시판에 "진천 레니게이드 사건 가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신씨는 "저는 2018년 8월 말경 차량을 향하여 욕설과 언어폭력을 행사해 아이 어머니와 아이들에게 피해를 줬다"면서 "씻을수 없는 상처를 드린거 같아 죄송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는 똑같은 행동을 두 번 다시 하지 않고 아이 어머니와 아이들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면서 "그동안 글을 못 올린 것은 인터넷을 잘 못해서 그런 것이다. 제 언어가 다소 거칠었던 점 죄송하다"고 글을 맺었다.

며칠 전 피해 운전자의 남편 A씨는 사건 이후 근황을 전하면서 "작년 10월 즈음 지프 레니게이드 운전자에게 벌금 100만 원이 부과됐다"면서 "민사 소송을 진행하려 했는데 개인 사정으로 포기했다"고 밝혔다.

A씨는 "많은 분들이 아이들 걱정을 해주셨는데 올해 7살 5살이 됐다. 어린이집도 잘 다니고 건강하게 잘 크고 있다"면서 "놀라운 건 아이들이 그때 그 사건을 아직 기억한다는 것이다. 한번은 빨간 SUV 지나가니까 옛날에 엄마가 빨간차 아저씨한테 혼났었다고 말해서 소스라치게 놀랐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A씨가 지난해 9월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아내가 당한 사건을 폭로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시 빨간색 지프 레니게이드 차량을 운전하던 남성은 6살, 4살 아이들을 태우고 가던 여성 운전자에게 "쪽바X", "개같은 X" 등의 거친 욕을 거침없이 내뱉었으며 이 모습이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돼 보는이들의 공분을 샀다.

당시 '지프 쌍욕남'이란 별명을 얻은 이 운전자는 아파트 입구를 막아선 것에 여성 운전자가 경적을 울리자 차에서 내려 다가온 후 "아까부터 빵빵거리는데 쪽바리 이 XXX이, 일본차 타고타니면서 똑바로 개같은 X이 XX떠네"라고 쌍욕을 퍼붓는다.

아이들이 놀랄까 봐 걱정된 여성은 '네, 네'라고 대답할 뿐이다.

남성은 연이어 "너 쪽바리냐? 너 일본사람이지?XXX이...X가리를 확"이라고 협박한다.

여성이 "고소하겠다"고 하자 "고소해!"라며 당당한 모습을 보인다.

뒤늦게 아내가 겪은 사건을 듣고 블랙박스 영상을 본 A씨는 "여성과 아이만 있다고 저런 쌍욕을 하다니 진짜 비겁하고 나쁜X이다"라며 분노했다.

사건 이후 진천 지역 주민들은 신씨가 레니게이드를 이용해 불법 주차를 할 때마다 앱을 통해 신고해서 과태료를 부과시키고 있으며 사과를 할 때까지 이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네티즌들은 신씨의 뒤늦은 사과에 "과태료 고지서가 자꾸 날아오자 어쩔 수 없이 8개월도 지나 사과한 것 아니냐"는 반응과 "사진까지 공개하면서 사과하는 모습이 진정성이 있다", "게시판 말고 당사자에게 먼저 사과했으면 좋겠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진천 지역에 거주하며 레니게이드 차량의 불법주차 관련해 두 건의 신고를 했던 제보자 이 모 씨는 "신씨가 향후 또 다른 상황에서도 이런 행태를 벌인다면 2차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동참했다"면서 "신씨의 사과가 진정성 있는 행동이었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차車]는 차량이나 불법주차 등 다양한 운전자들의 행태를 고발하는 코너입니다. 피해를 입었거나 고발하고픈 사연이 있다면 보내주세요. 그중 채택해 [아차車]에서 다루겠습니다. 여러분의 사연을 보내실 곳은 jebo@hankyung.com입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