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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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주식 ‘직구’(직접투자) 열풍이 뜨겁다. 올 들어 해외주식 직접투자로 나간 돈이 매달 2조원 이상에 달한다. 사상 최대 규모다. 국내 경제가 급속히 위축되자 상대적으로 유망한 해외 자산을 찾아 돈이 떠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기업 ‘투자 엑소더스(탈출)’에 이어 개인 투자마저 한국을 외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매수금액은 총 64억4349만달러(7조5324억원)로 집계됐다. 월 평균 16억1087만달러(1조8831억원)로, 직전 최대였던 작년의 14억2090만달러(1조6610억원)를 넘어섰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대부분이 개인의 직접 주식거래”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특히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올 1~4월 개인의 미국주식 투자액은 44억141만달러(5조1452억원)로, 전체 매수 규모의 68.30%를 차지했다. 월평균 ‘사자’ 규모는 11억35만달러(1조2863억원)로, 작년(월평균 8억8537만달러)에 비해 24.28% 증가했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1분기 한국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추락하고 우량주들의 실적이 부진하게 나오면서 국내 주식에서 돈을 빼 해외 유망주로 갈아타려는 개인 큰손들의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증시는 올 들어 4월 말까지 13.99%(다우지수)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7.96%)을 크게 앞섰다.

개인의 해외주식 투자 열풍과 달리 국내주식 투자는 계속 줄고 있다. 올 들어 4월까지 개인들의 월평균 매수 규모는 51조1041억원으로, 작년(68조1690억원)보다 25.03% 쪼그라들었다.

해외주식 직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증권사들의 해외주식 중개 수수료 수익도 따라서 증가하는 추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해외주식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22개 증권사의 작년 4분기 해외주식 중개 수수료는 총 1168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분기 기준 1000억원을 돌파했다.

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1~2년 새 한국 경제가 위축되면서 해외주식으로 눈을 돌리는 개인투자자들이 많아졌다”며 “개인들의 국내 증시 이탈이 가속화될 경우 증시 기반을 약화시켜 기업가치를 떨어뜨리는 악순환이 고착화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