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지급준비율 인하 등 추가 부양책 내놓을 가능성


미국과 중국의 통상갈등이 다시 고조되면 미국 기준금리에 대한 인하 압박이 가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 CNN방송은 6일(현지시간) 해설기사에서 "미국과 중국이 무역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결국 기준금리를 내려야 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방송은 그 근거로 먼저 무역전쟁이 연준의 핵심임무 가운데 하나인 '최대 고용'에 미칠 영향을 들었다.

미국은 오는 10일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할 계획이다.

나아가 고율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 3천25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도 25% 관세 부과를 준비하고 있다.

오는 9∼1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고위급 회담에서 타협이 이뤄지지 않으면 무역 전쟁이 재발할 수 있다.

미국의 관세율 인상이나 추가 관세에 대해 중국이 보복하면서 기업들이 타격을 받게 되는 것이다.

미국 측에서는 애플, 보잉, 캐터필러 등 대기업 수십 곳이 악영향을 받을 기업으로 거론된다.

관세뿐만 아니라 반미감정을 느끼는 중국인 소비자들의 미국제품 불매운동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미중 무역갈등이 악화하면 미국의 간판 자동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의 중국 내 매출이 절반가량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CNN은 기업은 매출과 순이익이 줄면 비용감축에 나서며 그 수단으로 정리해고를 자주 선택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준은 노동시장을 떠받치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고심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역전쟁의 여파로 수입품 물가가 치솟아 소비가 위축되고 경제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는 경고도 뒤따랐다.

CNN은 이 같은 상황에서도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더 강하게 느낄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은행 JP모건의 수석 펀드전략가인 데이비드 켈리는 "미국 경제성장은 올해가 가면서 둔화할 것"이라며 "지금은 연준이 금리인하 요구를 쉽게 무시할 수 있지만, 나중에는 금리인하 쪽으로 더 끌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경제성장을 촉진한다며 연준에 기준금리를 내리라는 압박을 되풀이하고 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위협을 관철해 시장 혼란이 다시 불거지면 그가 무역전쟁을 촉매로 삼아 자기가 원하던 금리인하를 끝내 쟁취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반드시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무역협상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중국 정부도 추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구체적인 경기 부양책으로는 감세 확대, 가전과 자동차 구매 보조금, 금리 인하, 부동산 규제 완화, 중소기업 대출 확대 등이 꼽혔다.

배키 류 SC은행 거시경제전략팀장은 "중국은 이미 준비된 경기부양 정책의 실행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인민은행이 중소기업 대출 촉진을 위해 은행 지급준비율을 낮추는 것도 부양책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중소은행에 대한 지급준비율을 오는 15일부터 기존 11.5%에서 8%로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인민은행은 또 7일짜리 환매조건부채권을 통해 시중 은행에 200억 달러 상당의 유동성을 추가로 투입했다.

인민은행은 1천여 개 중소은행들이 지급준비율 인하 혜택을 입을 것이며, 2천800억 위안 규모의 자금이 중소기업 대출에 쓰일 수 있다고 기대했다.

/연합뉴스